[스페셜경제=최문정 기자]반도체 업계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한파에도 시장 전망을 웃도는 매출을 달성하며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국의 반도체 사업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글로벌 반도체 사업자 2위와 4위를 수성했다.

24일 시장 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반도체 매출 상위 15개 기업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 대비 13% 증가한 3554억달러(394조 8494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시장 전망치(6%)를 두 배 이상 넘긴 수치다.

지난해 반도체 업계들은 전년 동기 대비 15% 매출 감소라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바 있다. IC인사이츠는 이러한 반도체 업계의 ‘반전’의 이유로 코로나19를 꼽았다.

IC인사이츠는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심각한 경기 침체를 일으켰지만 반도체 산업은 (전 세계적인)디지털 혁신 가속화로 가장 탄력적인 시장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수업‧재택근무, 데이터 사용량 증가 등의 일상의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핵심 부품인 반도체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의미다.

기업별로 분석해보면, 반도체 업계 상위 15개 업체는 모두 95억달러(10조554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반도체 업계 상위 5개 업체의 순위는 지난해와 동일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2위와 4위를 수성했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인텔이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4% 성장한 739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위는 삼성전자가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보다 9% 늘어난 605억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전자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미세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 TSMC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454억달러로 나타났고, SK하이닉스도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265억달러로 나타났다. 5위는 미국 마이크론이 차지했다. 

IC인사이츠는 대만의 TSMC는 애플과 하이실리콘 등의 기업의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파운드리)이 늘어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6위부터 10위까지는 변화가 컸다. 올해 6위를 차지한 퀄컴과 7위에 오른 브로드컴은 순위가 바뀌었으며, 그래픽 카드 시장의 성장과 함께 엔디비아가 두 계단 뛰어오른 8위를 차지했다. 엔디비아는 지난해 대비 매출이 50% 성장한 159억달러(17조6490억원)을 기록했다. 조사 대상인 상위 15개 업체 중 가장 성장률이 높았다.

이 밖에도, 텍사스인스트루먼트(131억 달러), 인피니온(111억 달러), 미디어텍, AMD 등의 업체들이 순위권에 들었다.
 

반면 반도체 굴기의 상징이었던 하이실리콘 등의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15위 밖으로 밀려났다. 미중 무역 갈등과 화웨이 제재 등의 악제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스페셜경제 / 최문정 기자 muun09@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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