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국내 50대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김범수 카카오 의장, 올해 가장 많이 급증··2.6조 늘어
아모레퍼시픽 주가 하락에 서경배 회장은 1.6조 급감
국내 주식부자 1·2위는 삼성 이건희·이재용 부자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국내 50대 그룹 총수의 희비를 갈랐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급격히 바뀐 결과다. 

 

언택트 특수로 인해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가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2조6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올해 국내 50대 그룹 총수 중 가장 크게 늘어난 액수다.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1조7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6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50대 그룹 총수의 2020년 연초 대비 3분기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을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한 64곳 중 동일인이 있는 50대 그룹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공식적으로 총수직에서 물러난 이건희 삼성 회장과 실질적 총수 역할을 하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2명을 포함돼 총 52명을 조사했다. 상장사 보통주 주식을 기준으로 하되, 보유 주식과 종가는 각각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자료에 참고했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 52명 중 39명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평가액은 지난 1월 57조6150억원에서 9월 말 63조1913억원으로 5조5763억원(9.7%) 늘어났다. 다만 총수 39명 중 17명은 주식재산이 불었지만 22명은 감소했다.

 

주식평가액 증감 금액으로 살펴봤을 때 주식가치가 가장 크게 증가한 총수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었다. 김 의장의 3분기 말 주식평가액은 올 연초 대비 2조6497억원(139%) 증가한 4조5564억원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2조7015억원에서 4조7295억원으로 주식재산이 2조279억원 늘었다. 다만 서 회장의 3분기 주식가치는 6월 말에 기록한 5조8458억원보다는 1조원 넘게 낮아졌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도 9개월 새 주식재산이 1조5600억원 이상 늘어 3조4410억원에 달했다.

 

이 밖에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주식재산이 5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에서도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방준혁 넷마블 의장은 3분기 연속 주식평가액이 상승한 그룹 총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장은 1분기 1조9443억원에서 2분기 3조3447억원으로 주식평가액이 상승곡선을 그렸다. 방 의장 역시 1분기 1조9320억원였던 주식평가액인 2분기 2조833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주식재산은 1조7969억원이나 줄었다. 올해 초만 해도 서 회장은 보통주 보유 주식으로만 4조9975억원으로 50대 그룹 총수 중 세 번째로 주식평가액이 높았지만, 9월 말에는 3조2006억원으로 7위로 밀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9개월 새 주식재산이 7712억원 감소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5586억원, 정몽준 현대중공업 아산재단 이사장은 4706억원,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3138억원의 주식평가액이 각각 하락했다. 다만 이 회장과 조 회장은 자녀에게 지분을 넘긴 결과가 반영됐다. 

 

한편, 3분기 말 기준 50대 그룹 총수 중 주식갑부 1·2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이 차지했다. 이건희 회장의 9월 말 주식재산은 17조6117억원으로, 지난 1월보다 2316억원 늘었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는 연초보다 1461억원 줄어든 7조1298억원이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서 회장은 연초 총수 주식부자 6위, 김 의장은 8위에서 각각 3, 4계단 앞섰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또 이해진 네이버 GIO, 이재현 CJ 회장도 3분기 그룹 총수 주식재산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오일선 소장은 “향후 몇 년간은 젊은 오너 3~4세 등에게 그룹 승계 작업이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며 “그룹 중 경영에 참여하는 자녀가 2명 이상일 경우 총수가 쥐고 있는 지분을 신세계 이명희 회장 사례처럼 단계별로 비교적 공평하게 나눠줄 것인지 아니면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과 같이 자녀 중 특정 1인에게 전량 밀어줄 것인지에 따라 그룹 승계 구도가 180도 달라지고 주식재산 변동에도 큰 변화가 올 수 밖에 없다. 그룹 승계를 앞둔 그룹 총수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관심사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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