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독감 정도로 여기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보고서로 인해 기존과는 사뭇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미국 언론들의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와 CNN에 따르면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적극 대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만 약 220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영국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계가 됐다.

닐 퍼거슨 교수의 지도하에 영국 런던 임페리얼 컬리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팀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 미국과 영국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코로나 19 확산이 통제불능상태가 될 경우, 미국에서만 220만명, 영국에서는 51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환자가 모두 치료를 받아도 영국에서는 25만명, 미국에서는 110만~12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퍼거슨 교수는 CNN과의 이메일에서 해당 보고서가 지난 15일 오후 미국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 팀에 전달됐으며 16일에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도 전달됐다고 확인했다. 

그는 “보고서가 (백악관)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백악관 태스크포스팀 관계자가 (브리핑에서) 언급한 것을 들었다”면서 “(백악관 측과) 내일(18일)아침에 보다 상세히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 발병 초기에 ‘독감보다 사망자가 적다’ ‘상황을 완전히 통제 중이다’ 등 낙관적인 태도로 일관해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7~8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장기화 가능성을 인정하고 10명 이상의 모임을 피하라는 내용 등이 담긴 생활수칙도 새로 내놨다. 

데버러 벅스 백악관 태스크포스팀의 박사 역시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밤낮으로 전 세계의 모델들을 살펴보고 있으며, 영국에 있는 그룹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한 모델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06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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