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메르스 때도 외국인 전환하며 증시 반등

▲ 코스피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한 4일 오후 서울 명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전 거래일 대비 45.18(2.24%)p 오른 2,059.33을 나타내고 있다. 2020.03.04.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김수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가 급등락을 이어가며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기를 반영하는 투자자 예탁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기거나 주식을 팔고 찾지 않은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일을 기준으로 33조 1천 815억 원이다. 이는 2018년 1월 29일의 31조 8천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당시 코스피 종가는 2598.19을 기록하며 상당한 기대치가 반영되었다는 분석이다.

월말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1월 28조 2천억 원을 기록했던 투자자 예탁금은 소폭 감소해 지난해 2~11월 동안 23조~25조 원대를 오르내렸다. 12월 말에는 27조 3천억 원으로 다소 증가했고, 올해 1월 말을 기준으로 28조 7천억 원, 2월 말 31조 2천억 원을 기록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식투자를 위한 대기자금의 성격을 갖는 예탁금은 개인 투자자의 주식투자 열기를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된다. 예탁금의 증가는 시중 자금이 증시에 유입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몇 달 새 예탁금의 증가는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주가지수가 급락하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직후인 지난달 24일 3.87% 급락을 시작으로, 같은달 28일까지 8.13% 하락했다. 이후 이달 2일부터는 3거래일 연속 반등 중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4조 5천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개인투자자는 3조 8천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은 일정부분 상쇄됐다.

이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전략은 전반적으로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외국인들은 순매도로 돌아섰지만 사태가 진정되고 외국인들이 순매수로 전환하며 지수가 반등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조만간 소강상태에 접어들며 외국인 순매수 전환으로 급락한 증시가 다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스페셜경제 / 김수영 기자 brumaire25s@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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