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고민 빠진 정의선, 첫 행보는 ‘수소경제’

변윤재 기자 / 기사승인 : 2020-10-15 17:24:52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일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회작직에 오른 첫 대외행보로 수소경제위원회를 선택한 정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회장이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8년 무산됐던 지배구조 개편에 본격적으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더욱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등 핵심계열사에 대한 정 회장의 지분은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서는 지배력을 강화해아 하지만, 복잡한 지배구조가 아킬레스 건이 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현재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지주사 체제 전환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 회장은 일하는 방식의 변화도 예고했다. 제조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향후 경영 방침에 대해 “일을 더 오픈해서 할 수 있는 문화로 바꾸겠다”며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수렴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의 당부도 전했다. 정 회장은 “(정 명예회장께서) 항상 품질에 대해 강조하셨다”며 “모두 성실하고 건강하게 일하라고 자주 말씀하셔서 그것이 당부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공식행사로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를 택했다. 수소 생태계 구축을 통해 수소경제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수소경제위원회는 정세균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8개 관계부처와 산업계, 학계, 시민단체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수소경제 콘트롤 타워다. 정 회장은 이 회의에 민간위원 자격으로 참석했다.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참석해 눈길을 끈 정 회장은 회의에서 차세대 연료전지 시스템 기술이 적용된 수소 상용차 개발과 보급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계속해서 심도 있는 논의가 많이 이뤄지는 것 같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해주고 잇고 의원들도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줬다”며 “"관련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지만 경쟁력 있게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움직여 갈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주목하고 이를 활용해 미래 모빌리티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혀왔다. 지난해 말 ‘FCEV 비전 2030’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국내에 연 50만대 규모 수소전기차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능력을 70만기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취임사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여 인류의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으로 자리 잡게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수소 연료 생산부터 운행까지 전 분야에 걸쳐 기술 리더십을 강화 중이다. 지난 7월 세계 최초로 대형 수소전기 대형트럭을 양산한 데 이어 유럽 수출에 들어갔다.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했고 올해 말까지 40대를,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1600대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아랍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소전기차 넥쏘와 수소전기버스 일렉시티 FCEV를 수출했다. 

 

수소 상용차 모델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수소 버스 모델을 다양화하고 대형 수소 트랙터를 출시한다. 준중형과 중형 트럭 전 라인업에도 수소 전기차 모델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시장에서 2만2000대, 북미 시장에서 1만2000대, 중국 시장에서 2만7000대 등을 판매해 글로벌 시장에서 누적 8만 대 이상의 수소 상용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현대차는 리스와 충전소 운영, 공급 등 수소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을 영위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현대차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에너지 업계 등과 손잡고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 설립을 위한 양새각서를 체결했다. 현대차는 코하이젠의 설립과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한편, 상용차 시장에서의 수소 에너지 보급 활성화를 위해 적극 투자한다. 정부 부처는 수소 관련 정책 및 재정 지원을, 지자체는 수소 충전소 부지 제공과 행정 지원을 맡는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SK가스, E1 등 7개 에너지기업은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융복합 수소 충전소 구축을 고려한다. 

 

내년 2월 이내 공식 출범을 앞둔 코하이젠은 2021년부터 10개의 기체 방식의 상용차 수소 충전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오는 2023년에는 액화 수소 방식의 수소 충전소 25개 이상을 추가로 설치해 국내 상용차 시장에서 수소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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