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사회, 상사 등 5개사 계열 분리 의결
하우시스 비롯 4개사, 신규 지주회사 자회사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내년 5월 정식 출범
향후 ㈜LG, 전자·화학·통신서비스에 집중
새 지주사, 성장 잠재력 지닌 사업회사 육성

▲ 구본준 LG그룹 고문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LG그룹이 3세 계열 분리를 마무리했다. 구본준 고문이 LG상사를 비롯한 5개사를 거느리고 신규 지주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 

 

㈜)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5개사를 계열 분리하기로 의결했다. LG상사, LG하우시스, 실리콘웍스, 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LG신설지주(가칭)가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것이다. 

 

분할비율은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의 별도 재무제표상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에 따른 것으로 (주)LG 0.9115879, 신설 지주회사 0.0884121이다. 내년 5월 1일 분할 절차가 완료되면 기존 (주)LG 주식 100주를 가진 주주는 회사분할 후 (주)LG 91주, 신설 지주회사는 재상장 주식 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액면가액을 1000원으로 정함에 따라 44주를 각각 교부받는다., 소수점 이하 단주는 재상장 초일의 종가로 환산해 현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분할 전후 존속 및 신설회사의 주주구성은 동일하다.

 

분할 후 존속회사 (주)LG는 발행주식 총수 1억6032만2613주, 자산 9조7798억원, 자본 9조3889억원, 부채 3909억원, 부채비율 4.2%가 되며, 신설 지주회사는 발행주식 총수 7774만5975주, 자산 9133억원, 자본 9108억원, 부채 25억원, 부채비율 0.3%의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게 된다.

 

신설 지주회사는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 경영체제로 운영된다. 이사회 구성은 사내이사로 구본준 LG 고문(대표이사)· 송치호 LG상사 고문(대표이사)·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사외이사로는 김경석 전 유리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정순원 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강대형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를 각각 내정했다. 김경석, 이지순, 정순원 사외이사 내정자는 감사위원으로 선임된다.

 

내년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5월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의 2개 지주회사로 재편될 예정이다.

 

이번 계열 분리에 대해 LG 관계자는 “앞으로의 경영환경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심화, 4차 산업혁명 가속화에 따른 디지털 경제 확산 등으로 급변할 전망”이라며 “변화에 민첩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를 더욱 전문화할 수 있는 구조로 조속히 전환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구본준 고문은 구광모 회장 취임 직후 계열 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구 고문은 고(故)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로, 고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이다. 그동안 LG그룹은 장자 상속 전통을 유지하면서 나머지 형제들은 독립하는 방식을 이어왔다.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경영권을 물려받고 나머지 형제들은 사업을 분리해 나가는 ‘형제 독립 경영’ 방식이다. 

 

이로 인해 다양한 분리안이 거론됐다. 그러나 구 고문이 애착이 갖고 있고, 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화학과 직결되지 않아 지배구조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점을 두루 고려, 상사를 중심으로 계열 분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할이 완료되면 사업구조 개편이 일단락되고 지주회사 중심으로 기업 가치가 더욱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3년 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연료전지, 수처리, 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배터리, 대형 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동력을 강화해 왔다. 

 

이에 따라 존속 및 신설 지주회사는 각 주력사업에 대한 전문화와 역량·자원 집중, 경영관리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과 안정성, 성장성을 높이고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LG는 전자·화학·통신서비스 영역에 집중한다. 고객 가치와 디지털 혁신, 온라인 신기술 접목 등을 통해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 특히 가전, 대형 OLED, 전지 등은 경쟁 우위 제고를 통해 2위와의 격차를 벌리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디지털·온라인 기술과 혁신 사업모델을 접목해 기업가치를 제고할 계획이다.

 

미래 사업 영역에서는 배터리 재활용 및 대여와 같은 혁신 사업은 물론, AI) 5G, 소프트웨어 역량,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신설 지주회사는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주력기업으로 육성해 각각의 지주회사와 자회사들의 기업가치를 높인다. 

 

자원개발 및 인프라(LG상사), 물류(판토스), 시스템반도체 설계 (실리콘웍스), 건축자재(LG하우시스), 기초소재(LG MMA) 사업은 해당 산업 내 경쟁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 이에 전문화·전업화에 기반, 사업 집중력을 높이고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사업 포트폴리오와 사업모델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LG상사는 중점사업으로 육성 중인 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거래물량 및 생산성을 강화하고, 헬스케어 및 친환경 분야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LG하우시스는 친환경 프리미엄 인테리어 제품과 서비스로 사업을 차별화하고 B2C 사업 확대를 위한 유통 경쟁력 강화로 홈(Home) 등 공간 관련 고부가 토털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실리콘웍스, 판토스, LG MMA 등은 디지털화, 비대면 트렌드에 맞게 다각화된 사업 및 고객 포트폴리오,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로 육성하여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성장을 가속화한다.

 

특히 신설 지주회사는 외부 사업 확대하고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기업공개 등 외부 자본 시장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소규모 지주회사 체제의 강점을 살려 시장 및 고객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한 외부 협력 및 인재 육성 체제, 애자일(민첩하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한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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