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사용 책임은 누가” 무서명카드 한도 당분간 유지

이정화 기자 / 기사승인 : 2020-11-20 17:04:01
가맹점, 금융위에 거래 한도 '5→10만원' 상향 건의
무서명 거래 늘면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밴 업계 타격
카드사의 수수료 보전 합의 후에야 무서명 거래 도입
금융당국·카드업계 "비용 증가 등 부담 커" 신중론
▲20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는 현장소통반 운영 과정에서 가맹점으로부터 무서명 카드 거래를 확대해 달라는 건의를 받았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10만원까지 서명 없이 긁으면 위험할 거 같은데", "5만원도 크다", "어차피 카드 뒷면 서명 확인 안하는 곳 많은데 상향해도 달라질 거 없지 않나", "무서명 한도 높이면 접촉이 줄어들긴 하겠다", "요즘 같은 시국엔 카드 말고 스마트폰 페이서비스로 결제하는게 맘 편한 듯"


'카드 무서명거래 한도' 논의 소식을 듣고 소비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가맹점은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는 등 소비자 편익을 위한 대책이라고 피력했지만 금융당국은 부정사용 책임 증가에 따른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반기를 들었다. 카드업계는 밴 대리점 간의 전표 수수료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상향을 섣불리 논의하기엔 어렵단 입장이다.

20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는 현장소통반 운영 과정에서 가맹점으로부터 무서명 카드 거래를 확대해 달라는 건의를 받았다. 현재 5만원 이하 결제시 적용되는 무서명 카드 거래를 10만원 이하로 늘리자는 내용이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코로나19로 불안한 상황에서 서명 키패드를 통한 불특정 다수의 간접 접촉을 가능한 한 차단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금융당국은 카드 부정사용에 대한 책임 소재 문제로 해당 건의를 수용하지 않았다. 무서명 거래 금액 상향으로 카드사의 부실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

현행 규정 상 신용카드 가맹점은 거래시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부정사용에 대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현재 시행 중인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는 5만원 이하 거래 시 부정사용이 발생하면 가맹점이 아닌 카드사가 책임을 부담하기로 결정해 지난 2016년부터 실시된 바 있다. 수수료 보전을 두고 카드업계와 와 밴(VAN) 업계의 갈등이 봉합된 결과다.

당시 밴(VAN) 대리점은 "고객이 서명하는 카드 전표(영수증)를 수거해 카드사에 전달하고 받는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데, 무서명 거래로 수거할 수 있는 전표가 줄면 밴 대리점이 타격을 입게 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이후 밴 업계와 카드업계를 중재해 카드사와 밴사가 밴 대리점에 수수료를 보전해주는 것으로 합의하고 5만원 이하 무서명 거래 제도를 단행했다. 4년이 지나 재차 불거진 무서명거래 한도 상향 문제가 카드사와 밴 업계에 달갑지 않은 이유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무서명 거래 한도가 상향 되면 카드사 입장에서는 부정사용에 대한 책임이 늘어나도 수수료를 줄이는 등 비용 감소 이익을 보겠지만 밴 대리점에겐 불리한 측면이 많다"며 "무서명 거래 한도에 걸려 있는 이해관계자가 많다. 가맹점 입장에서는 접촉이 필요한 서명을 안해도 된다는 안전성과 고객 편의를 위해 상향을 주장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5만원 이하 거래시 일부 상점에서 서명이 여전히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위 현장소통반이 확인한 결과 가맹점의 단말기가 구형일 경우 5만원 이하 거래에도 서명을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구형 단말기를 보유한 가맹점들이 단말기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해당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신용카드 무서명 거래 금액 확대에 대해서는 카드사의 비용 및 책임 부담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무서명 거래 금액 상향 건은 금융소비자국 차원에서 검토해나갈 예정이다"며 "당분간은 5만원 무서명 거래 금액 기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접촉을 최소화하는 취지는 좋으나 무서명 거래에 따른 부정 사용으로 가맹점이 피해를 보면 카드사가 부담하는 책임도 늘어나 업계도 해당 제도를 원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카드사들이 수수료 감소를 목적으로 당국에 해당 안건을 주장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OO카드사 고객 A씨는 "무서명으로 카드 결제하는 건 평소 정상 거래할 떄엔 불필요해 보이지만 문제가 일어나면 어쨌든 서명이 증거 자료가 되지 않나 싶다"며 "내 편의 올리자고 위험 감수할 만큼 장점은 아닌 것 같다. 요즘 버스 단말기에 향균 스티커 부착돼 있던데 비슷한 대책도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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