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가 올 상반기 차입금 조달비용(차입금 이자+사채 이자)으로 9572억원을 사용했다.

 

[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올해 상반기 7개 전업 신용카드사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익률이 167%에 달하면서 카드사가 코로나 경제 위기를 이용해 수익을 독점한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국회는 금융당국에 철저한 원가 조사를 요청했다. 카드업계는 당국의 모범규준에 따라 금리를 책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5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 카드사가 올 상반기 차입금 조달비용(차입금 이자+사채 이자)으로 9572억원을 사용했다.

카드사들은 조달한 돈으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를 통해 2조5562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조달 비용 대비 수익률은 167%로 집계됐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에는 4812억원의 조달비용으로 1조2901억원을 벌었다. ▲2분기에는 4760억원의 조달비용으로 1조266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카드론·현금서비스 수익률(167%)은 전년동기(157%)보다 1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에서 파산 위기에 처한 중·저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카드사·저축은행·캐피탈 등)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카드사들이 이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카드업계는 제2금융권 고객이 돈을 빌리지 못해 제3금융권 및 불법사금융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이어지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카드사들이 코로나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이용해 독점 이익을 취했다고 지난 4일 지적했다.

당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비율인 0.5%로 낮추고, 정부도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는 등 코로나발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나섰지만 카드사들이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혜택을 무기 삼아 높은 수익률을 취했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카드사들이 저금리로 돈을 빌리고, 고객에게 고금리를 유지하는 행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원가 조사 및 대책 마련 등 경종을 울릴 만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신용대출 금리는 조달금리 뿐 아니라 부도원가, 원무원가 등 전 요소가 포함된 상태에서 산정 및 분석돼야 한다. 실질적으로 금리 산정에 있어 조달금리가 차지하는 비율은 10분의 1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에서 주기적으로 카드사 대상으로 금리 검사 등을 시행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맘대로 금리를 조정해 수익을 충당할 수 없는 구조다. 각 카드사마다 규모에 따라 고객 등급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조달 금리 차이가 조금씩 나지만 대출은 대개 저등급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한다. 원가 이하로 금리를 낮출 수도 없는 상황이다"라고 토로했다.

카드사가 저금리로 돈을 빌리고, 고객에게 고금리를 유지해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그만큼 부실율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카드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파산 위기 등에 처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금리를 함부로 낮출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내다봤다. 금리가 실질적으로 낮아지면서 금융 혜택을 소비자가 올곧게 영위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악화된 시장 경제 상황에서는 되려 불법사금융 등으로 몰리는 등 풍선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정부에서는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다면 고객에게 신용대출을 많이 해주길 권고한 바 있다. 경제 타격을 직접적으로 입은 중소상공인, 영세사업자, 서민들을 위한 지침이었다. 금융사는 리스크관리 모델을 구축해 대출을 해주는 구조로 시민 경제 회복에 힘 쓰고 있다. 향후 당국이 어떠한 대책을 내세울 지 알 수 없지만, 지금 같은 불황시대에 대출 판매를 지양하는 방향으로 간다면 모든 체계가 무너지는 것을 감안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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