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정화 기자]보험 설계사들이 발로 뛰는 대신 손가락을 분주히 움직이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보험사들이 소비자 뿐만 아니라 설계사의 편의를 돕는 다양한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나섰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이 설계사가 고객과의 대면을 최소화하고 간편한 방식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 보험가입 시스템'을 최근 선보였다.

해당 시스템은 고객과 대면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의 상황과 요청 사항을 즉시 반영해 ▲보장 설계 ▲계약전 알릴의무 입력 ▲인수심사 요청 ▲계약 체결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KB손보 관계자는 "기존에는 설계사가 고객과 대면한 후 고객의 상황 및 니즈에 맞는 가입설계를 위해 사무실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고객과 다시 대면해야 했다. 고객의 추가 요청 사항이 있는 경우 위와 같은 절차를 반복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 특성상 휴일이나 업무시간 외의 시간에도 얼마든지 보험가입이 가능해지고 보험 가입에 소요되는 시간과 대면 횟수를 대폭 감소해 고객의 보장 공백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KB손해보험이 지난 16일 '스마트폰 보험가입 시스템'을 출시했다.

DGB생명도 같은날 설계사용 앱 'M스마트'의 기능을 개선하는 등 설계사 플랫폼을 새단장했다.

'M스마트'는 2018년 도입된 업계 최초의 스마트폰 기반 전자청약 플랫폼이다. 최근 현장 설계사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하고 신규 기능을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시스템 오류 및 설계사 사용 실수로 인한 오작동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 청약에 지문 서명방식을 탑재하고, 전자문서 작성방식을 개선하여 속도를 향상시키는 등 고객과 설계사의 사용성 및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DGB생명 관계자는 "설계사와 고객이 더 편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앱을 개선했다”며 “앞으로도 발전을 거듭하며 생보 업계의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생명도 지난달 보험 설계사들의 편리한 고객관리와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앱 'S온'을 새롭게 개편했다.

고객 만남부터 지속적인 관리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활동을 지원해 업무서비스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각종 통계지원, 모바일 쿠폰발송서비스, 설계사 전용 활동물품 구매몰 등이 탑재돼 모바일 앱 한곳에서 현장 영업활동의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지원해준다.

업계 관계자는 "생·손보 너나할 것 없이 설계사의 영업을 돕는 앱을 개발하는 추세다"며 "특히 올해들어 비대면 환경이 강화되고 각 보험사마다 디지털 전환 전략 등을 펼치며 설계사를 위한 고객관리 모바일앱이나 영업지원 앱, 채용 후 교육 및 활동 지원 앱 등 다양한 시스템을 언택트 환경 기반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보험산업의 디지털 혁신이 더 빠르게 전개될수록 온라인 채널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설계사들의 영업력이 판매채널의 대다수를 차지해, 설계사의 편리한 영업을 위한 모바일 및 온라인 환경이 확대될수록 고객과 설계사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금감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1개 손보사의 전체 보험료 수입 중 대면모집이 89.5%의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15개 생보사에서는 전체 보험료 수입 중 대면모집이 차지한 비중은 무려 98.8%로 나타났다. 대면영업이 보험료 수입의 전부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용 앱은 소비자가 직접 모바일로 보험을 검색하고 스스로 가입하는 형식과는 다르다"며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방식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지만 막상 절차의 복잡함과 정보 제공의 부담감으로 가입까지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명보험 같은 복잡한 구조의 상품은 전문 설계사의 설명이 필요한데, 해당 과정에서 영업 편의와 시간 비용 감소 등 다양한 도움을 주기 위한 앱이 속속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를 기점으로 보험설계사 모집에 있어 교육 및 활동 전 과정을 앱을 통해 진행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설계사 양성에 약 2개월이 걸렸지만 이제는 한달도 걸리지 않는다. 출근하지 않고도 앱 만으로 세미나와 지점 조회 등 참여가 가능해지는 등 디지털화는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며 "코로나가 끝나도 보험사들은 고객과 설계사를 위한 비대면 채널 구축과 앱 개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KB손해보험, DGB생명)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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