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한국의 주요 대기업 임원 연봉 상위 20명 중 절반 이상은 ‘오너’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과 미국의 연봉 상위자는 전문경영인이 각각 20명 전원, 17명인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이를 통해 한국 대기업들이 여전히 경영과 보수 측면에서 총수 일가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4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미·일 3국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 임원의 지난해 보수를 분석한 결과에서 한국의 보수 총액 상위 100명의 평균 수령액은 41억6700만원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276억8000만원, 일본은 46억8000만원이었다.

이번 조사는 각국 보수 공개 기준에 따라 결산보고서에 공시된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한국은 연 5억원 이상 임직원에 대해 공시하고 있다. 미국은 상장사의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외 기업 내 최고 연봉자 3인 등 5인에 한했다. 일본은 연 1억엔(약 11억원) 이상 수령한 상장사 임원이 대상이다.

3개국을 통틀어 연봉이 가장 많은 경영인은 미국 오라클의 로렌스 앨리슨 회장으로, 연봉이 1218억원에 달했다. 이는 한국의 상위 10명의 보수를 모두 합친 1030억6000만원보다도 훨씬 많은 수준이다.

특히 세계 최대의 데이터베이스 회사인 오라클은 엘리슨 회장을 비롯해 4명이 1∼4위를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의 로널드 피셔 부회장이 336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한국은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16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한·미·일 3개국의 보수 상위 임원들을 비교해보면 한국은 다수의 오너경영인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반면, 미국과 일본은 전문경영인의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 이재현 회장을 비롯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오너 일가 13명이 ‘톱(Top) 20’에 이름을 올렸다.

전문경영인은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과 김기남 부회장 ▲우원식 엔씨소프트 부사장 등과 스톡옵션 행사로 거액을 받은 신라젠의 전·현직 임원 4명 뿐이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은 엘리슨 회장과 넷플릭스의 리드 헤이스팅스 회장(10위·403억4200만원),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17위·317억4500만원)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문경영인이었다.

일본의 경우 상위 20명 가운데 피셔 부회장을 포함해 무려 6명이 소프트뱅크 소속이었다. 손정의(孫正義·일본 이름 손 마사요시) 회장은 66위(23억5500만원)에 그쳤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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