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알고 보니 유출자는 신재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MBC가 지난해 5월 16일 단독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킨 기획재정부 ‘KT&G 사장 교체 시도’ 문건과 관련, 이를 유출한 공직자를 색출하기 위해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청와대 반부패실 특별감찰반원 절반 정도를 기재부가 있는 세종시로 급파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검찰수사관)은 3일 오전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태우TV’를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백원우의 혐의 네 가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사건 △해경 불법 감찰사건 △해운업체 첩보 강제 이첩 강요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첩보 이첩 개입 사건 외, 죄를 조금 더 추가시켜 보겠다”며 서두를 던졌다.
 

김 전 수사관은 MBC의 ‘정부 KT&G 사장 교체 시도’ 보도를 언급하며 “이렇게 보도를 하니 (청와대가) 난리가 났다. 자신들의 계획이 틀어지니 청와대가 가만히 있었겠나”라며 “기재부를 외교부 털 듯이 털러 갔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떤 놈이 저런 내부 공문을 유출했나 이러면서 그 당시 기재부를 담당하던 감찰반원들과 저를 포함한 4~5명 정도 등 우리 전체인원의 절반을 기재부가 있는 세종시로 급파했다”며 “한마디로 우리는 신재민(전 기재부 사무관)을 잡으러 간 것이다. 그때는 유출자가 누군지 몰랐다. 신재민인 줄 몰랐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특감반원들은 각자 담당한 기재부 직원의 휴대폰과 컴퓨터를 떼 가지고 서울 특감반으로 올라왔다”며 “역시 포렌식을 딱 떠보니 여자문제도 나오고 난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출자를 정확히 색출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 “백원우, KT&G 사장 갈아치우고 자기 동지 앉히려 했을 것”

김 전 수사관은 “한마디로 우리는 문건유출자는 색출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전체 문제의 범인을 알 수 있었다”면서 “바로 청와대였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당시 차관보고용이라고 써 있는 문건을 발견했는데, 그 차관은 백원우한테 보고했다는 그러한 취지로 언론에 알려져 있다”며 ‘TV조선’이 2일 보도한 <[단독] 前특감반 "백원우, 기재부에 KT&G 사장 교체도 지시”> 기사를 소개했다.

해당매체에 따르면, 당시 특감반원들은 기재부 관계자가 “백 전 비서관이 이 건을 총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자 이 때 공직기강비서관도 아닌 백원우 전 비서관이 왜 문건 유출 감찰 지시를 내렸는지 깨달은 것으로 회고했다고 전해졌다.


김 전 수사관은 “이 기사는 ‘백원우가 컨트롤타워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신재민은 의인이었다. 기재부가 민간업체 인사에 관여한 것을 국민께 알리기 위해서 MBC에 준 거다. 정말 양심적인 사람이었다. 저는 이 사건을 감찰하면서 오히려 청와대의 범죄를 보았다”고 언급했다.

특히 “백원우 이 사람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 아마 KT&G 사장 갈아치우고 자기 동지들을 앉히려고 했을 것 아닌가”라고 물으며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이들은 자기사람 앉히기 위해 모의한 것이고, 우리는 그런 일에 도구로 쓰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수사관은 “저희 특감반은 신재민 잡으러 갔다가 백원우를 발견한 것”이라며 “청와대, 우리 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특감반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서 “우리 특감반이 흥신소인가. 조폭인가. 보복하는 데 쓰다니 왜 청와대는 자신들의 행위가 무산된 데 대한 보복으로 유출자 색출에 우리를 쓰는 것인가”라고 탄식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런 청와대와 정부의 범죄를 밝혀져야 하지 않겠나”라며 “이것은 범죄행위다. 우리의 의인 신재민은 이것을 밝히자 엄청난 압박을 받았고 자살시도에 이르렀다. 어제 우리 검찰수사관은 청와대의 범죄를 밝혀야 하는 그러한 상황에 몰리니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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