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원 대책으로 채권시장 안정세
4분기 만기도래 회사채 8조5000억원
CP 매입·기간산업 지원 등 확대해야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저신용등급 회사채 및 CP 매입기구(SPV)와 같은 정부의 금융 지원으로 기업의 자금 사정이 어느 정도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내외적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자금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에 대해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최근 기업 금융지원 정책의 평가와 과제보고서를 발간하고 3월 이후 정부가 내놓은 기업 금융지원 대책들이 시장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데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상반기 시행된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담보부증권(P-CBO) 발행지원은 우량 회사채(AA등급 이상) 시장을 중심으로 상당 부분 개선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지난 7월 츨범한 회사채·CP 매입기구(SPV)는 저신용등급(A등급 이하) 시장까지 지원하고 있으며, 4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예정돼 있던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원금상환 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도 내년 3월 말까지 6개월 연장했다.

 

이와 같은 지원 덕분에 시장도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의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우량물(AA- 등급)의 경우 6월 초부터 축소되고 있다. 비우량물(A+ 등급) 또한 7월말 이후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자금조달 상황을 나타내는 회사채 순발행(발행액과 만기 상환금액의 차이)도 지속되고 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대내외 경제여건이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만큼,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게 대한상의의 지적이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규모는 85000억여원에 달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그간의 금융지원에도 불구하고 대출 증가폭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중소기업 대출은 월평균 35000억원씩 증가했으나, 올해 7월에는 64000억원, 8월에는 61000억원 등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는 중소기업 자금 사정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최근 2달 간 정부 방역조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중소기업 영업이 위축되고 자금사정도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금수요는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지속할 전망이다.

 

기업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업황 BSI가 지난 866으로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서도 기업의 자금 수요는 올해 2분기에 크게 높아졌으며, 3분기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한상의는 SPV와 기간산업안정기금 등 정부 지원 조치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은 지난해 540조원 규모로 설치됐으나 현재까지 지원 실적은 지난달 결정한 아시아나 단 1건에 그치고 있다.

 

민경희 대한상의 연구위원은 현재 SPV의 지원실적이 13000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이를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기간산업안정기금도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 적절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속도를 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