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총수 취임이후 경영권 안정을 우선순위에 뒀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숨을 돌렸다. 델타항공이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경영권 위협 속에서 조인트 벤처(JV) 사업 시너지 효과는 물론 경영권 방어까지 델타항공이라는 아군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델타항공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4.3%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지분을 10%대까지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앞으로 조 회장은 내년에 있을 주주총회에서 KCGI와의 표 대결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이 경영권 안정적으로 확보하는데 있어서 상속세 마련, 국민연금의지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복귀 등이 변수로 떠올랐다. 조 회장은 오는 10월까지 상속세 납부 계획을 밝힌다는 입장이다.

상속세는 통상적으로 사망일로부터 6개월 이후 가산세가 추가로 부과되기 때문에, 이 기간 전에 마무리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조양호 회장의 별세 전후 2개월(총 4개월) 동안의 시세 평균으로 상속세를 평가하는데, 이 기간 한진칼 주가는 73% 상속하면서 내야 할 상속세는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상속세 연부연남 제도를 활용할 경우 2024년까지 매년 503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지급해야 한다.

1년차 상속세는 조 전 회장의 퇴직금 상속을 통해서 낼 것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 측은 조 전 회장의 예상 퇴직금이 약 1018억원에서 1333억원으로 퇴직금에 대한 상속세를 납부한 뒤에 확보(509억~666억원)할 수 있다고 봤다.

2년 차 이후 내야하는 상속세는 2519억원으로 상속세는 대주주 주식 담보 대출을 통해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100% 담보 대출로 해결하면 대주주가 부담해야하는 금융비용은 2년 차 20억원, 3년처 40억원, 3년차 60억원, 4년차 80억원으로 배당과 연봉 등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정석기업 매각이나 정석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서 배당 지급 시나리오도 부상하고 있다. 정석기업의 경우한진칼 48.27%, 조 전 회장이 20.64%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동산 임대 및 건물 관리를 주요 사업 목적으로 하고 있는 기업이다.

국민연금, 조 회장 경영권 안정 지지할까?

사실 조 회장의 경영권 안정에 국민연금의지지 여부도 관건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 26일 조 전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서 반대한 바 있다. 이에 반해서 조 전 회장의 오른팔로 잘 알려진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상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조 회장과 KCGI가 한진칼 지분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사내이사 후보 선임과 관련해 독립성, 충실의무 수행, 과도한 겸직 여부 등 기준을 위배하지 않는 사내 외 후보를 임명하면 국민연금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민연금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그룹 회장 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대주주(특수관계인)의 사내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좀 더 엄격하게 의결권 행사를 하고 있다”면서 “2020년 주총에서 사측이 국민연금의 지지를 확실하게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조원태 후보의 퇴진까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변수로 예상되는 것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일선 복귀다. KCGI의 경영권 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는 결국 삼남매가 힘을 합칠 것이라고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이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 겸 정석기업 부사장으로 14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을 감안하면, 조 전 부사장 역시 경영 참여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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