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 “백신 도입, 조속한 결정 하지 않겠다”
WSJ “한국, 타국보다 신중한 검토 중”

 

[스페셜경제=김성아 인턴기자] 화이자, 모더나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탁월하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세계 각국의 백신 확보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우리 보건당국이 백신 확보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급성을 감안해 백신 확보를 서두르겠지만, 조속한 결정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나라도 백신 확보를 위해 매우 서두르고 있다. 다만 백신이라는 것은 개발보다 검증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결과물이다”라며 “조속하게 결정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 단장은 “백신은 일단 사용하게 되면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의약품의 영역”이라며 “여기에 대해 신중히 접근하고 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정식 허가 후 도입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종 시기에 대해서는 허가, 배송, 준비 과정 등을 고려해 내년 하반기 정도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도 세계 백신 각축전에서 조금 다른 경로를 택한 한국을 관심 있게 지켜보는 모양새다. WSJ(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현지시간) “한국은 코로나19를 잘 통제하고 있어 백신 도입을 서두르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한국은 당장 백신이 필요할 정도로 팬데믹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각국의 백신 도입 전쟁을 한 발 떨어져서 지켜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가격 효용과 안정성 면에 있어서도 시간이 갈수록 백신 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측해 계약을 서두르지 않고 백신의 약효를 평가한 다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또한 지난 17일 인사청문회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백신을 구하기 위해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코로나19 백신의 가격은 1회당 평균 4만원 정도로 1회 접종 당 가격은 독감 백신과 크게 차이가 있지 않다. 그러나 현재 공급에 비해 수요가 몰리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뛸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구매를 위해서는 공급이 안정화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제백신연구소 이철우 박사 또한 “확진자 수를 낮게 유지할 수 있는데 서둘러 백신을 주문해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있겠냐”라며 “한국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급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은 1일 확진자 15만명대를 유지하며 전체 확진자가 1100만명이 넘어간 데 비해 한국은 최근 재확산세를 띠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통제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질병관리청은 국민 60%, 3000만명 분의 백신에 대한 선납금 예산 1723억원을 확보했다. 개별 협상 내용은 공개할 수 없지만 현재 2곳의 외국 회사와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질병관리청 백신수급과 관계자는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신중하게 백신을 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

 

스페셜경제 / 김성아 기자 sps0914@speconomy.com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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