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지분 51.6% 전량 처분 거래 이행
"손익구조 개선 및 재무건전성 강화 위한 것"
캐롯손보 "그룹 내 변동일 뿐..큰 영향 없어"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보 이사회가 캐롯손보 지분 51.6% 전량을 한화자산운용에 처분하기로 의결하고 금일 거래를 이행했다.

 

[스페셜경제=이정화 인턴 기자]한화손해보험이 캐롯손해보험의 주인 자리를 한화자산운용에 넘겨주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금감원의 종합평가를 통해 경영개선 숙제를 부여받은 만큼 자회사 지분 처분을 시작으로 재무구조 안정화 등 경영개선계획을 이행하는 움직임을 지속할 것이라는 예고를 던졌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보 이사회가 캐롯손보 지분 51.6% 전량을 한화자산운용에 처분하기로 의결하고 금일 거래를 이행했다. 매각 대금은 542억원이다. 보통주 기준으로 68%, 우선주를 포함하면 51.6%다.

캐롯손보는 국내 최초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향후 기업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보험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신설사인 만큼 초기 사업을 확장해야 하는 시기로 단기간의 손실과 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이란 설명이다. 반면 한화손해보험은 금융당국 관리하에 경영개선계획을 이행 중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재무구조 안정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전해진다.

한화손보 측은 "이번 매각을 통해 자회사의 적자로 인한 연결손익 악화와 추가 자본금 투입의 부담에서 벗어나 손익구조를 개선하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경영유의 6건, 개선 3건 등 총 9건의 제재 내용을 한화손보에 통보한 바 있다. 지난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RASS) 및 각종 부문검사에서 보험 리스크 부문 등 평가 점수가 낮았다는 설명이다.

개선 사항으로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추정방식 변경의 적정성 검토 절차 미흡 ▲해지환급금 초과 보험계약대출 운영 불합리 ▲대출채권 회수예상가액 및 대손충당금 산정 불합리 등이 지적됐다.

이에 한화손보는 내부거래 검토 및 관리 강화, 브랜드 사용 계약 업무 강화,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 구축 계획 미흡, 금리리스크 개선 대책 수립 필요, 신용·시장리스크 시스템 개선 및 사후검증 강화 필요, 리스크 허용한도를 통한 사전적 리스크 관리 강화 필요 등 경영유의 사항을 통보받았다.

지난달 24일에는 위험관리책임자의 보수지급 및 평가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금감원 제재를 받았다.

한화손보는 2016~2018년 기간 중 위험관리책임자에 대한 회사의 재무적 경영성과와 연동하지 않는 별도의 보수지급 및 평가 기준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손보 측은 "캐롯손보 지분 매각은 지난달 금감원 제재와는 관련없는 조치다. 지난해 실시한 금감원 평가에 따라 개선해야할 부분을 이행하는 것이며, 지난달 제재 관련해서는 부과된 과태료를 물고 위험관리책임자에 대해 당사 재무적 경영성과와 연동된 평가 제도를 폐지하면 개선될 문제"라고 답했다.
 

▲지난 11일 공시된 한화손보의 캐롯손보 주식처분 표 (출처=금감원)

 

일각에서는 한화손보가 설립 1년 차인 캐롯손보 지분 전량을 그룹 계열사인 한화자산운용에 매각한 것은 그만큼 당사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라 풀이했다.

한화손보 측은 "상반기에 코로나 등 반사이익으로 숫자적인 부분에서 성적 상승을 가시적으로 이룬 바 있다. 다만 작년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라 재무재표 숫자가 안좋아지다보니 적자가 심한부분에 대한 경영을 개선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한화손보의 몸집을 탄탄히 키워나가기 위한 조치로, 현재 캐롯손보가 신설사다보니 당기순이익이 나려면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린다. 이에 따른 연결재무재표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담을 덜기 위해 움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캐롯손보 지분 처분이 향후 당사 매각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작업이 아니냐는 나오지만 한화손보 포함해서 당사 대주주인 한화생명에서도 사실 무근인 소문이다. 검토한 바 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캐롯손보는 한화손보와 SK텔레콤, 현대자동차의 합작사로, 한화손보(68.34%), SK텔레콤(9.01%), 알토스벤처스(9.01%), 현대자동차(4.63%) 등이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신설사인 만큼 수익을 끌어내기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기 보단 캐롯손보만의 독특하고 혁신적인 장점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캐롯손보 관계자는 “1호 디지털 보험사로 출범했지만 일반 고객에겐 아직 생경한 브랜드다. 신생사인 만큼 매출에 포커스를 두기 보단 기존 손보사 상품과 차별화된 보험을 기획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완전히 다른 기업이 아닌 같은 그룹 내 운용사에 매각됐다. 따라서 같은 그룹 내 변동 정도로만 생각한다. 한화손보 밑에 있을 때도 업무 스타일이나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회사 처럼 운영돼 왔다. 향후 행보에 크게 달라지는 점이나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를 두고 한화손보 매각설이 떠오르지만 확인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손보는 점유율 기준으로 현재 손보업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으로 RBC(지급여력)비율도 62.6%나 상승해 안정적인 상태를 이뤘다. 지난해 수익 면에서 적자가 났지만 올 상반기에 성적을 많이 끌어올린 만큼 캐롯손보 지분 처분 조치 등으로 인한 경영개선 효과가 하반기 성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사진출처=한화손해보험)

 

스페셜경제 / 이정화 인턴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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