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택배노동자 분류작업 전면거부 돌입 및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출처=뉴시스)

[스페셜경제=문수미 기자]추석 연휴를 앞두고 전국 택배 노동자가 택배 분류작업을 거부하는 파업에 돌입한다.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4000여명의 택배 기사들이 오는 21일 택배 분류작업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14~16일 택배 기사들을 대상으로 분류작업 전면 거부를 위한 총투표를 진행했다. 민주노총 택배연대노조 조합원을 포함한 4399명이 참가해 95.5%가 찬성했다.

대책위는 “연이은 과로사에 택배노동자는 두렵기만 하다”며 “추석연휴를 앞두고 하루하루 늘어가는 택배물량을 보면서 오늘도 무사하기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류작업은 택배 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을 해야만 하는 장시간 노동의 핵심 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도 분류작업 문제를 지적하고 있고 택배산업 주무부서인 국토부도 택배사에게 인력충원을 권고했다”며 “대통령도 택배노동자들의 과중한 업무를 지적하며 임시인력 투입을 지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하지만 택배사들은 묵묵부답”이라며 “온 사회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우려하며 분류작업 인력투입을 요구하고 있는데, 택배사들은 눈과 귀를 가린 채 버티고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10일 국토부는 택배업계에 배송 분류작업 인원을 한시적으로 증원할 것을 포함한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택배업체들은 인력 충원 등 대응에 나섰다.

한진택배는 택배기사 인력을 지속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추석 물량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상황에서 인력을 지속적으로 충원해왔다”면서 “앞으로도 택배 터미널 등 현장 인력을 늘려 배송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도 “터미널 물량이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물류센터에 직원 30% 추가 투입할 계획”이라며 “원활하고 신속하게 물류 배송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CJ대한통운은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파업과 관련해 대한통운만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입장과 대응방안에 대해 아무것도 얘기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스페셜경제 / 문수미 기자 tnal9767@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