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서부 라데팡스 지구의 마중가 타워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대체투자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증권 업계가 자기자본 3~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 대신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지난해 영국 런던 지역에서만 4조원어치의 부동산을 사들인 가운데, 올해는 파리쪽 오피스 빌딩 인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인수한 파리 마중가 타워와 한화투자증권과 삼성SRA운용이 인수한 뤼미에르빌딩, 하나금융투자의 CBX타워, 한국 투자자들의 EQHO 타워, 삼성증권이 최근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크리스탈 파크 빌딩까지 합하면 6조원에 이르는 규모다.

한국 투자자들이 건물을 인수에 성공한 이유는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조건을 내놨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 투자자들이 해외 부동산 시장 큰손으로 떠오른 배경으로 짚히는 바는 해외 기관들과는 물론 한국 업체끼리도 가격 경쟁이 붙어 서로 높은 가격을 내놔서다.

지난 한 해간 한국 투자자들은 이렇게 영국 런던에서만 4조원 어치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한국 증권사들은 올해 프랑스 뿐 아니라 체코, 폴란드 등 잘 알려지지 않은 투자처에도 부동산 투자의 손길을 뻗고 있다.

문제는 증권사 간 경쟁이 거세지면서 부동산 매입 가격이 오르게 되면 이는 결국 수익률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인수 전에 합류한 적지 않은 한국 증권사들이 서로 경쟁하며 높은 가격을 써내 매각가를 올렸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상급 물건을 선점하지 못한 증권사들은 이른바 ‘서브마켓’으로 불리는 B급 물건에 쏠릴 수밖에 없다. 예를 들자면, 최근 공개 입찰받은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오피스빌딩이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에서 발굴한 자산을 인수하기 위해 펀드를 설정한 뒤 개인과 소위 연기금으로 대표되는 기관들에게 셀다운(재매각)하는 과정에서 수수료를 챙긴다.

국내 부동산보다 수수료가 높은 편이며 에쿼티의 3% 정도를 떼어 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알려졌다.

증권사 고유 자금을 투자하는 직접투자를 단행할 경우 향후 매각 차익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수익률이 떨어지면 가격 협상을 통한 셀다운도 늦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자금이 장기간 묶여 유동성 확보를 저해할 수 있다.

 

(사진제공=미래에셋대우,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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