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홍찬영 기자]후판가격 인상을 놓고 철강업계와 조선업계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재료 가격의 급등으로 후판 가격을 올린다는 입장이다. 반면 조선업계는 업황 불황으로 인해 큰 폭의 인상은 부담스럽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본격적인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후판은 선박을 건조할 때 쓰이는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 선박 건조 비용 약 20%를 차지한다.

철강업계는 원재료 값의 급등으로 인해 상반기 내에는 후판 가격을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후판가격 협상은 통상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지난해 후판가격이 사실상 동결된 만큼 올해는 가격을 반드시 올린 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70달러 선이었으나, 그해 7월에는 122달러를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후 조금씩 하락했지만 여전히 톤당 90달러에 가까운 가격을 나타내고 있다.

철광석 급등 원인은 지난해 1월 브라질 광물회사 발레(Vale)사의 댐 붕괴 사고와 그해 4월초호주의 사이클론 강타로 인해 철광석 공급 차질이 빚어진 게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철강 제품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지난해 철강사들의 실적은 부진했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0.2% 감소한 3조8689억원, 현대제철은 67.7% 감소한 3313억원을 나타냈다. 철강업계가 후판 가격을 인상을 요구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선업계는 이러한 철강업계들의 후판 가격 인상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경영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선박 건조비용의 약 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올라가면 원가 부담이 크다는 우려다.

지난해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실적을 보면 한국조선해양만 흑자를 달성했고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부진한 실적을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양 업계 모두 절박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어 가격 협상에 난항이 예고된다”며 “양 업계의 이견이 얼마나 좁혀지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홍찬영 기자 home21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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