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악몽 같은 차량 화재, 재현 우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본문에 사용된 모든 사진은 BMW 차량의 실제 화재 사진이나, 본문내용 배열 순서와 해당모델 사진이 짝지어진 것은 아님.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작년 화재 사태 이후 명실상부 ‘도로 위의 시한폭탄’으로 인식되고 있는 BMW 리콜대상 차량이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작년 BMW차량 ‘대량 연쇄 화재’ 사태 당시 늑장대응 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지난달 공개된 가운데, 이 늑장대응이 현재 진행형이라 리콜 대상에 오르고도 아직 리콜 되지 않은 차량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이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 층에게 불안감을 발생시키고 있는 것.

조만간 혹서기가 다가온다. BMW 측이 화재 원인으로 주장하는 EGR 밸브 문제는 뜨거운 온도와 관련성이 깊다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기상청은 이번 여름이 작년 여름 보다 더 뜨거울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단순히 자료만 놓고 보는 경우의 수가 아니다. 작년에 마무리 된 줄 알았던 BMW 차량의 화재사고는 올 초부터 최근까지도 종종 발생해오고 있다. 리콜 대상이지만 아직 리콜을 받지 못한 차량은 물론 리콜대상이 아닌 차종에서도 화재가 발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선선한 날씨에서 이 정도 빈도로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번 여름이 과연 안전할 것인가에 대한 반문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BMW 리콜 아직도 끝나려면 멀어
여름은 다가오고 차는 벌써 타고

감사원은 지난달 22일 국토부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차 인증 및 리콜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토교통부는 BMW가 작년 7월 엔진 화재 사고로 10만여대를 리콜하기 전까지 차량 결함과 관련된 문제가 수차례 제기됐지만 사전 대응에 소홀했다는 것이 주 골자다.

국토부는 최근 추가 BMW시정조치(리콜) 대상 목록에 7010대 차량을 추가했다. 다만, 아직 1·2차 리콜 조차 마무리 되지 못했다. 작년 리콜대상으로 도마위에 오른 520d 차량 등 70여대 대상 차종 총 17만2000여 대 중 1차 리콜(EGR모듈 교체)은 전월 14일 기준 93%(10만6000대)를 넘어섰지만, 이후 실시한 2차 리콜(흡기다기관)의 경우 이제 겨우 53.6%(9만2000대)를 넘긴 상황이다.

1차 리콜 때는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다급하게 리콜에 나섰다면, 시간이 흘러 차주들의 위험 체감도가 떨어지자 대처 또한 상대적으로 미온적이 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민들은 BMW가 작년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작년 여름 본격화된 ‘BMW 대량 연쇄 화재’ 사태는 서울 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강원도에 이르기까지 전국적 화재 이슈를 낳으며 업계는 물론 일반국민들에게도 충격의 아이콘이 됐다.

작년까지 집계된 화재차량은 총 52대에 이르는 수준이다. 논란 발생 직후 BMW의 대처도 공분을 샀다. 화재 이유에 대해 ‘운전자의 관리 소홀’, ‘안전 점검 실수’ 등으로 표현하며, 문제를 은폐·축소하기에 급급했던 것.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
이와 관련해 3000명 이상의 BMW 차주 등 소비자들이 BMW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BMW 차량에 안전운행에 지장이 되는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은폐한 혐의(자동차관리법 위반)다. 소송 대상은 독일본사, 한국지사, BMW코리아 김효준 회장 등 관계자들이다. 이 수사는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가 맡아 작년부터 3차례에 걸쳐 BMW코리아 본사와 EGR 납품업체 본사, 연구소 등을 압수수색하고 해당 인물들을 불러 조사해왔다.

이와 관련해, 특히 김 회장은 지난달 10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 회장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적으로 결함을 확인한 즉시 소비자들에게 공개하고 리콜을 실시했다”는 입장인데 최근까지 드러난 여러정황상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끝나지 않은 BMW의 불씨


차라리 이같은 과거의 책임론 수준에서 끝났다면 소비자들의 걱정은 한 시름 덜었겠지만 문제는 BMW의 논란이 마무리되는 현재 국면에서도 BMW 차량들이 계속 불타고 있다는 점이다. BMW측이 화재의 주 원인으로 지목한 EGR 밸브는 뜨거운 온도가 맞물리면 화재 가능성이 올라가는데 상대적으로 선선한 날씨에도 종종 화재사고가 목격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 특히 리콜대상이 아닌 차종에서까지 화재가 발생하며 국민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적신호 앞에 놓인 BMW
올 들어 발생한 몇몇 사건만 짚어보더라도, 지난 3월 5일 남양주에서 주행 중이던 BMW X5에서 불이 났다 ▲동월 17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같은 차종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같은달 22일에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소재의 한 도로에서 달리던 BMW 320i 차량에서 불이 났다. ▲지난 4월 25일에는 경북 영천시 청통면 개포리의 한 도로에서 주행하던BMW 520d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BMW 320i는 2008년식 가솔린 차량으로 리콜 대상이 아니다. 심지어 해당 차주는 사고 발생 2주전에 BMW 측으로부터 차량 점검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닌 셈’인데 BMW와 국토부의 대처는 갈수록 미온적이고 BMW차량을 구입한 소비자들과 이 때문에 함께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는 국민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BMW차량의 화재 사건이 시사 하 듯, 불붙은 차가 곧 폭발로 이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은배 기자 silvership@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