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 지난 1일 공문보내 면담 요청
윤 행장 “이사회 전에 투자자들의 목소리 들어볼 것”

▲ 윤종원 기업은행 은행장이 지난 1월 29일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디스커버리 펀드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고객들과 직접 만난다. 금융사들이 최근 펀드 부실 사태로 홍역을 치루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 최고경영자가 투자자와 직접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4일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사모펀드 투자자 대표단이 지난 1일 요구한 윤 행장과의 면담을 오는 8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면담은 투자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은행 측은 전했다.

윤 행장은 “그동안 전무이사를 중심으로 ‘투자상품 전행 대응 TFT’를 운영해 왔지만, 6월 예정된 이사회 이전에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면담 요청에 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해 지난 5월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분리 독립하는 등 전행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투자 상품의 환매 지연에 따른 고객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업계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부실사태와 라임펀드 환매 중단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금융사 최고경영자가 투자자와 직접 만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은행장이 피해자와 직접 만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라며 “면담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금 시점에서는 알 수 없지만, 시도 자체는 좋은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기업은행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US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판매했다. 판매규모는 총 6792억 원이다.

이후 지난해 4월 미국 운용사가 펀드 자금으로 투자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면서 현재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 관련 695억 원, US부동산담보부채권 펀드 관련 219억 원 등 총 914억 원이 환매 지연된 상태다.

이에 기업은행에서 디스커버리펀드를 구매했다가 피해를 본 고객들은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기업은행 앞에서 수차례 집회를 여는 등 기업은행의 불완전판매를 고발해 왔다.

대책위는 지난 1일 기업은행에 윤 행장과의 간담회 추진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대책위는 디스커버리펀드와 관련해 ▲11일 이사회 참관 및 발언 기회 보장 ▲불법적 펀드 판매 사례 전달 ▲피해자 중심 110% 배상 방안 등을 요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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