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등 초기 물량 확보 계획 중
부작용 등 안전성 문제 신경 써야

 

[스페셜경제=김성아 인턴기자]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개월만에 처음으로 600명을 넘어섰다. 국가 경제의 중심지인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더욱 짙어지고 있어 전국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방역당국과 제약업계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치료제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백신과 달리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눈앞에 둔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관련해 승인한 임상시험은 총 30건이며 이 중 22건은 진행 중에 있다. 8건은 종료됐는데 이 중에는 현재 치료제로 사용 중인 렘데시비르도 포함돼 있다. 진행 중인 22건 중 치료제는 19건, 백신은 3건이다.

백신 개발은 아직 1상 진행 또는 종료 단계에 그쳐있다. 가장 빠르다는 제넥신이 그나마 2상 준비 단계까지 진입했다. 반면 치료제는 약물재창출 등을 통해 훨씬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GC녹십자는 개발 중인 혈장치료제에 대해 식약처의 치료목적 사용 승인을 받았다. 공급도 진행 중이다. 항체치료제 중 가장 속도가 빠른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 25일 CT-P59의 임상 2상에서 환자 모집과 투약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역류성식도염, 췌장염 치료제로서 10년간 처방이 이뤄졌던 ‘호이스타정’을 약물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식약처는 10여년의 처방 이력으로 호이스타정의 안정성을 인정해 임상 1상을 면제해줬다. 이에 대웅제약은 지난 23일 임상 2상 피험자 모집을 완료하고 시험에 들어갔다.

셀트리온, 대웅제약 이외에도 종근당, 동화약품 등도 치료제 개발 속도를 올리고 있다. 업계는 임상 2상 결과만 긍정적이라면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통해 출시를 앞당기겠다는 입장이다. 속도가 빠른 기업들은 이르면 내년 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셀트리온 등은 벌써 200만명분의 물량 확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급박한 만큼 1상에서의 안전성 확인과 2상에서의 유효성 검증, 최적용법과 용량 결정을 마치면 긴급사용승인 신청으로 현장에 우선 투입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의학계 전문가들은 업계의 치료제 개발 속도내기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검증에 최소 1년에서 2~3년 이상 걸리는 것이 다반사다”라며 “지루하지만 꼭 필요한 검증과정 기간을 단축시켰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라고 전했다.

부작용도 문제시되고 있다. 세계최초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는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후 일부 국가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로써 개발 도중 2상에서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지만 지난 2월 중국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효과를 보여 불과 몇 개월 만에 2, 3상을 진행하며 코로나19 치료제로서 발돋움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5월 렘데시비르를 특례 수입해 현장에서 중증 환자들에게 투약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계속해서 렘데시비르의 효과가 없음을 알리고 있다. 메스꺼움, 구토, 간 수치 상승 등 부작용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중순까지 투약한 600여명의 환자 가운데 11차례의 부작용이 발견됐다. 이는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렘데시비르와 같이 충분한 검증기간 없이 출시된 치료제들은 결국 부작용 등의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며 “상황이 급박하긴 하지만 최대한 신중하고 침착하게 개발에 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스페셜경제 / 김성아 기자 sps0914@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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