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유럽·미국 매출 증가…전기 대비 성장세 뚜렷
펜트업 효과 ‘톡톡’…TV·생활가전 수요 급증해
연말 대목 기대했지만…유럽 등 코로나 확산세 가파라
펀딩·라이브방송 등 온라인 판매 늘리며 고객 확보 안간힘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기세가 심상치 않다. 겨울에 접어들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해 개인의 자유, 위생 등의 이유로 거부감을 가진 북미·유럽과 같은 서구권은 물론, 마스크 생활화가 된 아시아에서도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대목을 기대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사뭇 긴장된 모습이다. 상반기 부진을 만회하기는커녕, 상황에 따라서는 가동 중단과 폐쇄 등 공급망 차질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며 판매량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내 활동이 늘어난 반면, 환기는 여의치 않은 계절적 특성으로 인해 겨울이 코로나19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었다. 실제 전세계 인구가 몰려있는 북반구의 겨울이 시작되면서 3차 유행에 접어든 모양새다. 

 

국내 일일 확진자수는 닷새 내리 300명대를 기록하더니 이번주에는 400명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감염학회를 포함한 11개 전문학회가 20일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은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효과적인 조치 없이 1~2주일이 경과하면 일일 확진환자 수는 1000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경고했을 정도로 최근 이주일 사이 확산세가 무섭다. 

 

일본 역시 22일 일일 확진자가 2168명으로 집계돼 닷새째 2000명을 웃돌았다. 마스크 쓰기가 느슨한 미국과 유럽의 확산세는 가파르다. 미국은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가 20만명에 육박했고 유럽도 일일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미국과 유럽은 환자가 급증해 나흘에서 일주일꼴로 10만명씩 늘어나고 있다. 누적 확진자 수로 미국과 유럽을 합하면 전세계 누적 확진자의 40%를 넘어선다. 

 

이로 인해 세계 각 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추수감사절 이동 자제를 당부하는 한편, 지역에 따라 전면 봉쇄나 통금을 도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와 오하이오주는 밤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집 밖으로 외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유럽은 필수 업종을 제외한 곳에 2차 봉쇄령을 지난달부터 실시 중으로, 프랑스는 아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마저 일주일 연기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분기 ‘펜트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봉쇄조지가 풀렸으나 여행과 같은 외부 활동이 여전히 제약받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 각 국의 경기부양책이 진행되고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동영상 시청 등 집에서 여가와 업무를 모두 해결하는 인구가 늘면서 상반기 억눌렸던 소비는 ‘집콕’으로 옮겨갔다. TV와 생활가전은 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제품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2를 비롯한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과 QLED,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TV 판매가 늘었고 비스포크, 그랑데AI 등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드레서·공기청정기 등 위생 가전 판매가 호조를 띄었다. LG전자도 OLED TV, 나노셀 TV 등 프리미엄 TV가 선전하고 트루스팀을 적용한 스타일러와 식기세척기, 건조기 등 신가전이 잘 팔렸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33.7%의 점유율로 1위에 올라섰다. LG전자는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 매출(6조1558억원)은 분기 사상 최대치를 찍더니 9월까지 누적 매출이 월풀을 넘어섰다.   

더군다나 미국과 유럽지역은 3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호실적을 견인한 지역들이다. 두 회사의 3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삼성전자 지역별 누적 매출을 살펴보면 미주가 가장 많은 22조9277억원으로 전분기(19조6891억원)보다 3조 이상 늘었고, 유럽도 13조2275억원으로 3조 가까운 순매출이 증가했다. 

 

LG전자의 경우, 북미와 유럽, 러시아가 매출을 견인했다. 북미는 10조7549억원에서 11조2073억원으로, 유럽은 6조2272억원에서 6조3164억원으로, 러시아는 1조835억원에서 1조1301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유통망 폐쇄와 같은 최악을 상정해야 할 상황이 됐다. 미국과 유럽의 대형 가전 매장이 5월까지 폐쇄되면서 양 사의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매출은 대폭 줄어들었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목을 앞두고 생산을 늘리고 한편으로 코로나 변수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비대면 판매 채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3월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지역의 오프라인 매장이 폐쇄된 가운데 TV와 가전제품에 대한 온라인 구매 트렌드가 확산됐다”며 “생활가전의 경우, 성수기 프로모션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온라인 매출 비중이 현재 30%에서 최대 50%까지 증가할 것”이라면서 “온라인 특화 제품과 디지털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더욱 다양한 소비자층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와디즈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라이브방송을 통해 온라인 홍보 및 판매를 강화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