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해 각종 악재에 시름하며 사상 최악의 해를 보냈던 항공업계는 해를 지나서도 반등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다.

오히려 새해가 되자마자 미란과 이란의 갈등 고조로 연초부터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또 다른 악재를 맞닥뜨리게 됐다.

유류비는 항공사의 운영비용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된 항공사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7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 3일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67.79달러로 전날 65.69달러 대비 3.20% 올랐다.

브렌트유는 3.55% 급등한 68.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월 70달러로 올랐던 이후 8개월여만에 최대치다.

지난 5일에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기준 배럴당 63.8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다음날 다소 조정세를 보였지만 당분간 유가 상향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는 지난3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것을 경고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정유·항공 등 산업계 전반에서도 국제 유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한·일 갈등으로 인한 일본노선 축소와 그에 다른 공급과잉 현상 등으로 줄적자를 면치 못했던 항공업계의 경우 유가마저 크게 오를 경우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 특성상 영업비용 중 유류비 비중이 20~30%에 달하는 만큼 유가 상승이 수익성 악화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국내 1위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은 전체 영업비용(9조5044억원) 중에서 유류비로 2조3697억원(24.9%)을 지출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중 1위인 제주항공도 같은 기간 영업비용의 28.3%인 3014억원의 유류비를 사용했다.

항공유 가격은 1주일에서 한 달 사이 평균 국제유가를 반영하는 만큼 당장 큰 타격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대응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가 상승이 계속될 경우 항공사들은 유류 할증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손실 보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전전월 15일부터 전월 15일 평균 유가로 산정돼 유가 변동폭이 반영되는데 2개월이 소요된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소득증가율 부진, 한일 갈등 등으로 여행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유류할증료 인상은 수요 측면에서 영향력이 클 것”이라며 “유류할증료 인상은 항공업계 매출 감소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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