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지난달 초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시작된 ‘보이콧 재팬’ 열기가 식지 않고 더해가는 가운데 그 여파가 담배시장까지 번졌다.

그동안 매년 증가하던 주요 일본산 담배들의 수입량이 이례적으로 꺾이는가하면, JTI코리아는 지난달 11일 예정됐던 신제품 출시 행사를 돌연 연기했다.

회사 측에서는 ‘내부 사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20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이 필리핀으로부터 수입한 궐련형 담배는 403.0톤이다. 전달 434.9톤보다 31.9톤(7.3%) 감소한 것이다.

필리핀은 메비우스(과거 마일드세븐), 카멜 등을 파는 일본계 담배회사 JTI(Japan Tobacco International)의 생산 기지가 있는 것이다.

참고로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 1∼4위 업체인 KT&G, 필립모리스, BAT, JTI 중 필리핀에 공장을 둔 곳은 JTI뿐이다. 나머지 3개 업체는 한국용 물량은 한국에서 생산한다.

JTI는 과거 KT&G의 국내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다, 2017년 국내 판매 물량을 전부 필리핀으로 돌렸다.

따라서 필리핀에서 수입하는 담배는 개인이 소량으로 들여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부 JTI의 생산량이라고 볼 수 있다.

JTI가 필리핀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이래로 한국의 필리핀 궐련 담배 수입량은 계속해서 늘었다.

2017년 2085.3톤이었던 수입량은 지난해 4974.2톤으로 급증했다. 올해 1∼7월 상반기에만 1852.7톤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이 시작된 지난 7월 담배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로 지난 2년간 필리핀 담배 수입량은 6월에서 7월로 갈수록 증가했으나 올해만 줄어들었다.

2017년에는 6월 134.9t에서 7월 323.1t으로, 지난해에는 6월 318.7t에서 7월 396.7t으로 수입량이 늘었으나, 올해는 반대로 30t 이상 빠진 것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수입량 급감 원인을 한국 소비자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에서 찾고 있다.

게다가 JTI코리아는 지난달 11일 예정됐던 전자담배 신제품 출시 행사를 '내부 사정'을 이유로 돌연 연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불매운동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실제로 지난달 JTI의 소매 시장 점유율은 6월 10%대 초반에서 지난달 한 자릿수인 9%대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JTI코리아는 “6∼7월 수입량은 불매운동 시점과는 차이가 있어 실질적인 연관성 여부를 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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