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LG전자가 침체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을 위해서 평택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베트남과 브라질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중국 업체에 치이고 있는데다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인해서 원가절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원가 절감, 경쟁력 제고를 위해 평택서 생산하던 스마트폰을 베트남 북부 항공도시 하이퐁과 브라질 상파울로로 이전시키기로 했다. 따라서 하반기부터는 국내 물량을 줄이고 연내 생산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서 전자업계의 한 관꼐짜는 “과거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부는 국내서 제조해도 적정 이윤을 맞출 수 있었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가성비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생산 원가 절감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중국 업체의 급성장이 이번 생산기지 재조정의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LG전자의 결단이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베트남 하이퐁의 경우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원가 절감하기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베트남 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최저임금 기준 월급이 418만동 한화로 약 20만 6000원 수준이다.

또한 베트남 정부는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서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더욱이 LG전자의 경우 휴대폰 뿐만 아니라 TV, 생활가전을 비롯해 LG 계열사 공장이 밀집돼 있어서 생산기지 조정에 큰 상승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로 이전 ‘중남미 시장 공략’ 강화 전략

베트남 하이퐁 외에 브라질 상파울로로 이전하는 이유는 원가절감 이유 외에도 중남미 시장 공략이라는 전략도 내포돼 있다. 중남미는 신흥시장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으면서도 LG전자의 영향력이 아직까지 건재한 지역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6.6% ▲모토로라 12.8% ▲화웨이 11.6% 등이었다. LG전자는 시장점유율 6.3%를 기록했다. 점유율이 지난 2017년 대비 2.8%포인트나 줄었으나 이는 3% 수준인 글로벌 시장 점유율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LG전자는 주요 시장인 북미와 인접한 중남미를 공략함으로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적자는 7901억원이었으며, 누적 적자는 3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프리미엄폰 경쟁력을 상실하고 화웨이, 햐오미 등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속에 중가폰 점유율마저 잃었다.

심지어 국내 시장에서도 애플에게 2위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LG전자는 지난 3월 정맥인식 등 혁신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폰 G8를 출시했으나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심지어 통신업계는 그동안 출시된 G시리즈 중 G8이 가장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다 더해 LG전자 첫 5G폰인 V50 출시까지 5G 품질 논란으로 출시가 연기된 상황이다. 이에 이러한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했고, 따라서 생산기지 조정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 뉴시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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