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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경제=이인애 기자]저축은행이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퇴직연금 수익률을 제공해 고객이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은 수신 자금 비중을 조절하느라 퇴직연금 금리를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져 가입 시 수익률 변화 추이에 유의해야 한다.

은행연합회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올 상반기 기준 신한·KB국민·NH농협의 퇴직연금 확정기여형(DC) 단순 평균 1년 수익률은 1.66%에 그쳤다.

올 들어 주요 시중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미 퇴직연금 부문에서 수익률이 짠 것으로 유명해 각 은행마다 퇴직연금 사업부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큰 변화는 없는 것이다.

반면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높게 나오고 있어 자금이 몰리고 있다. SBI와 OK저축은행에 업계에서 가장 많은 퇴직연금 자금이 몰리고 있는데, 이들의 지난 16일 기준 DC형 단순 평균 1년 수익률은 무려 2.48%나 됐다.

퇴직연금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상품으로 대부분 예·적금이나 보험에 편입해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말 기준 전체 기금 190조원 가운데 원리금보장상품에 가입한 비중은 90.3%(171조7000억원)이나 됐다.

이에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객들도 훨씬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에서 퇴직연금을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으로 SBI저축은행의 경우 퇴직연금 정기예금이 출시 7개월 만에 신규 실적 6000억원을 돌파했으며, OK저축은행도 6000억원 선이 눈앞에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은 작년 말부터 퇴직연금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시중은행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내세워 자금을 순식간에 끌어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퇴직연금 정기예금으로 자금을 많이 유입하면서 저축은행들은 재빨리 수신금리를 낮췄다 올리며 예대율과 유동성 규제를 맞추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지난 5월 2.3%에서 이달 16일 기준 2.47%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 같은 예대율과 유동성 비율 조정은 저축은행들이 영업을 할 때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묶여 대출 규모는 크게 키울 수 없는 상황에서 수신만 늘어나면 예대마진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이 예금인출을 요구했을 때 바로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내는 것이 유동성비율이다. 저축은행은 3개월 이내 만기 도래 유동성 부채(예금 등)에 대해 유동성 자산(대출 등)을 100% 이상 보유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바뀔 때마다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수익과 직결되므로 손해를 보기 쉽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이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시중은행들의 예금상품 금리도 빠르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 상품에 가입할 당시에는 확정금리로 계약했기 때문에 이로 인해 당장의 타격은 없겠지만 상품 재가입 시기에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은 숙지하고 있어야 갑작스런 피해를 막는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이 같은 우려는 저축은행 이용객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사항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하락에 저축은행 퇴직연금 상품들도 연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이인애 기자 abcd2ina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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