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가족 초청 이민보다 숙련된 근로자를 우선시하는 이민정책을 발표했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이민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에 가족이 살고 있는 사람보다 학력이나 기술 수준이 높은 사람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그동안 이뤄진 가족 초청방식의 미국 이민이나 영주권 발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야당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곧바로 시행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화당 의원들과 내각을 상대로 ‘강력한 미국을 위한 이민제도 현대화’ 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고학력·고숙련 근로자들을 우선으로 하는 실력기반 이민정책 계획을 발표했다.

가족 초청을 우대하는 현재 이민 제도에서 벗어나 학력과 기술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영주권을 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매년 미국으로 이민이 허가되는 110만명 중 약 3분의 2가 가족관계로 인해 영주권을 부여받는 상황이다.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미국의 영주권 신규 발급 건수는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지만 나이와 영어 능력, 취업 제의 여부 등을 기반으로 학생과 전문가, 기술자들에게 더 많은 영주권이 부여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이민제도에선 대부분의 영주권이 낮은 임금을 받는 저숙련자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미국 이민법은 천재들에 대한 차별이고, 재능에 대한 차별이다. 우리의 제안은 친미, 친이민, 친근로자적이고 아주 상식적인 것이다. 이는 공정하고 현대적이며 합법적인 이민제도다”라고 말했다.

이 안건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백악관 재러드 쿠슈너 선임보좌관과 강경 이민정책을 주도하는 백악관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 등이 입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하원을 지배하고 있는 민주당이 이러한 이민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이민정책이 곧바로 시행될 가능성은 낮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실력은 오만한 용어다. 가족은 실력이 없다는 말인가. 미국 역사에서 이 나라에 온 사람들 대부분이 공과대학 학위가 없어서 실력이 없다는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미국 상원 민주당 척 슈머 원내대표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정책에 대해 “백악관이 민주당 의원들과 협의하지 않았다. 백악관이 진지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은 정치적 어떤 이유에서든 이 같은 실력 기반의, 고도의 안보 계획을 승인할 수 없다. 그러면 우리가 하원을 되찾고, 상원을 유지하고, 물론 대통령직을 확보할 때 선거 직후 이에 대한 즉각적인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출처=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봉주 기자 serax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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