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정부, 연내 치료제 출시 잰걸음
부광약품 임상 2상 도달...셀트리온은 7월 인체임상 돌입
첫 치료제 ‘렘데시비르’ 효과 미지수

▲ 셀트리온 연구진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제공=셀트리온)

 

[스페셜경제=김민주 인터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코로나치료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 올해 안에 ‘국산 코로나 치료제’가 출시될 전망이다. 치료제 후보물질들 중 연내 상용화가 기대되는 후보물질과 개발 진행상황을 들여다 봤다.

정부, 3대 전략품목에 집중 지원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단(이하 범정부 지원단)은 지난 3일 제3차 회의를 열어 코로나 완전 극복을 위한 치료제·백신 개발 지원에 대해 논의했다.


범정부 지원단은 치료제 분야에서 임상시험 단계에 근접한 3대 전략품목들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3대 전략품목은 ▲약물 재창출 연구 ▲혈장치료제 ▲항체치료제다. 범정부 지원단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첫 국산 코로나 치료제의 출시 시기는 올 하반기로 예상된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클레소니드와 클레부딘, 이펜프로딜 등 3종은 이미 식약처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연내 완료를 목표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권 연구원장이 언급한 3개의 의약품은 약물재창출 전략을 활용한 의약품들이다. 약물재창출은 다른 질병 치료에 쓰이는 기존 약물의 사용범위를 확대 및 용도변경해 연구기간을 단축하는 개발 전략이다.

그 중 가장 빠르게 임상절차를 밟아가고 있는 것은 부광약품의 ‘레보비르캡슐’이다. 레보비르의 성분 ‘클레부딘’은 애초 B형간염 치료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었던 만큼 ‘임상 2상’까지 신속하게 도달한 상태다. 클레부딘은 유전체 복제를 방해해 바이러스를 막는 원리로 코로나 감염자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내 임상 완료를 목표로 하는 또 다른 치료제 후보물질은 고대구로병원의 ‘시클레소니드’다. ‘알베스코’라는 명칭으로 잘 알려져 있는 이 물질은 천식치료제다. L자 모양 호흡기를 통해 흡입하는 스테로이드 제제로, 폐 등 호흡기에 직접 작용한다. 때문에 다른 부위에 부담을 미칠 위험이 적어 부작용 발생률이 낮다. 고대구로병원 관계자는 “시클레소니드는 천식치료제를 용도전환해 사용하는 만큼 폐렴성 전염병인 코로나의 주요 증상을 완화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영풍제약의 페로딜정(이펜프로딜)은 뇌경색 및 뇌출혈 후유증에 따른 어지럼 개선에 쓰여온 약물이다. 이펜프로딜은 사이토카인 폭풍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 면역체계가 과도하게 반응해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는 현상으로, 만 25~35세 정도의 젊은 층에게 주로 발병한다.

그 외 엔지캠생명과학의 ‘EB-18(비알콜성지방간염 및 구강점막염 치료제)’, 신풍제약의 ‘파라맥스정(말라리아 치료제)’ 등 일부 약물들도 식약처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중이다.

‘혈장치료제’는 완치자 혈장을 채취·농축해 제제로 만든다. 혈장치료제는 오랜기간 인체에 사용되어온 제제라서 수준높은 연구개발이 이뤄져있고, 안정성이 확보돼 제약전문가들은 가장 빨리 개발될 수 있는 코로나치료제로 혈장치료제를 꼽는다.

 

코로나 혈장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는 GC녹십자는 적십자사와 함께 고려대안산병원, 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파티마병원 등 정부가 지정한 4개 의료원에서 완치자의 혈장을 수집하고 있다.


그러나 최소 완치자 100명 이상의 혈장이 필요한데 반해 혈장기부를 희망하는 공여자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혈장채취 관련 제도 개선 및 완치자 혈장확보를 지원하고 있으며, 다음달 임상시험 지원을 통해 연내 혈장치료제를 상용화할 방침이다.

정부의 전략품목 중 마지막 하나인 ‘항체치료제’는 셀트리온에서 연구개발 중이다. 셀트리온은 지난 1일 코로나 항체치료제 ‘CT-P59’의 동물대상 실험을 성공리에 마무리했으며, 7월 인체대상 임상을 예정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올해 7월 말까지 인체 임상시험에 집중할 것이고, 내년에 항체치료제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제작=스페셜경제 김민주 기자


첫 치료제 ‘렘데시비르’ 효과 미지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일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목적으로 렘데시비르에 대한 특례수입을 결정했다.

 

그러나 렘데시비르의 약효에 대한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렘데시비르 사용에 따른 치사율과 부작용 등 약효에 대한 한계점이 다수 보고된 바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산하 국립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NIAID)가 지난달 실행한 렘데시비르 임상실험 결과, 투여군에서 8%, 대조군에서 11.6%의 사망률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렘데시비르가 치사율까지 낮추진 못한 것이다.


게다가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지난달 진행된 렘데시비르 임상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효과 유의성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렘데시비르 임상 대상자 중 아시아인은 약 20.3%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문가들은 렘데시비르 투여로 체내 바이러스가 얼마나 줄어드는지 등에 대한 연구도 미국 임상시험에서 빠졌다고 지적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차선책으로 렘데시비르를 긴급도입하긴 했으나, 부작용을 최소화한 자체 국산 코로나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며 “국내 제약사들의 수준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견주어봤을 분명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받고 있어 올해 내로 국산 코로나치료제가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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