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금호그룹의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시장 매물로 나온 가운데, 누가 새주인이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서 최소 6000억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15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매각 주간사 선정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같은 매각 절차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총 차입금은 2018년 말 기준 3조 4400억원으로, 이 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차입금이 1조 3200억원이다.

SK‧한화‧CJ‧애경 등 인수 검토

시장에선 SK그룹과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사모펀드 등이 인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면서 선을 긋고 있다.

지난 1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빈소를 찾아 아시아나항공 인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SK그룹은 지난해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당시 재계는 SK그룹이 “항공 사업 진출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한화그룹의 경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서 항공기 엔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한화는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로케이항공에 투자했지만 사업 면허가 반려되려면 항공업 진출이 막혔었다.

현재 저가항공인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 역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또 신세계와 CJ그룹 역시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우선 이러한 유통기업이 항공사를 거느릴 경우 물류망 확대는 물론 면세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자금 여력이 큰 사모펀드가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증권업계는 높은 수익성을 쫓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아시아나항공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회사는 어떻게?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확정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바로 아시아나항공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들이다. 현재 아시아나 항공은 ▲에어부산(44.2%) ▲아시아나IDT(76.2%)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세이버(80%) ▲아시아나개발(100%) ▲에어서울(100%) 등을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가치를 높이기 위해사 자회사를 하나로 묶어서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항공산업의 특수성으로 인해서 인수자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항공부문은 관련법에 따라서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를 경영할 수 없도록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어서 해외 자본은 참여가 불가능하다.

이와 관련해서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진행되면 국내 대기업들만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그룹 “아시아나항공의 미래 발전 위해”

금호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함에 따라서 산업은행에 요청했던 5000억원에 대해서 지원받을 수 잇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채권단 자금이 추가로 투입되면 유동성 위기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채권단은 연구채 방식의 지원을 논의하고 있다.

금호 측은 매각 결정 직후 입장문을 통해서“아시아나항공의 미래 발전과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며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 왔고, 매각이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길이라 여겼다”고 밝혔다.

 

금호그룹에서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산업,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정도만 남아 중견기업으로 전락하게 된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