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도스보카스 정유 프로젝트 2단계 현장사진 (제공=삼성엔지니어링)


[스페셜경제=김민주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 실적이 올 하반기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 코로나 악재로 해외 사업에 발목이 잡혔던 국내 건설사들이 하반기 들어 해외시장에서 연달아 대규모 수주를 따내며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그간 코로나로 미뤄졌던 해외건설 발주가 4분기에 급격히 늘어났고, 중남미 지역 등에서 대규모 일감을 잇따라 확보하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실적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 4분기에만 멕시코 정유플랜트, 국내 바이오 플랜트, 헝가리 전지박 플랜트 등 잇단 해외 수주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달 헝가리에서 1500억원 규모의 '헝가리 전지박 제2공장 증설 공사'를 수주했다. 해당 사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이 EPC(설계·조달·공사)를 단독으로 수행하게 되며 2022년 완공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멕시코에서 4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멕시코 동부 타바스코 주 도스보카스에서 하루 34만 배럴의 원유생산설비를 건설하는 공사로, 멕시코 내에서 국가적인 이목이 집중된 초대형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이달 카타르 부동산 개발회사가 발주한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3, PLOT4 공사 수주계약을 성사시켰다. 플라자 타워 PLOT3 5889억원, PLOT4는 6301원 규모로 두 공사를 합쳐 카타르에서만 1조2000억원이 넘는 수주고를 기록했다. 공사기간은 착공 후 34개월로 2022년 말 준공이 목표다.

현대건설(지분 51%)이 포스코건설(29%), 현대엔지니어링(20%)과 컨소시엄을 조성해 수주한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는 수주액만 28억달러(한화 약 3조 3000억원)에 달한다. 현대건설은 이번 공동 수주로 파나마 시장에 최초 진출했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지난달 말 이라크 남부 바스라 서쪽 10㎞ 지점에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를 새로 건설하는 공사도 수주했다. 계약금액은 2조252억원으로, 현대건설 작년 매출의 11.7%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시장에서만 수주고 62억3828만 달러를 기록,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업계 1위를 지켜냈다.

대우건설은 지난 5월 나이지리아 LNG Train 7 사업의 EPC 원청 본계약을 체결하며 초대형 해외 수주에도 성공했다. 대우건설은 LNG 액화 플랜트 건설 분야 EPC 원청사로 참여한다.

이 사업의 계약금액은 총 5조1811억 원 규모이며, 원청사인 대우건설의 지분은 40% 수준으로, 수주액만 약 2조669억원에 달한다. 해당 수주건은 글로벌 건설사들이 독식해온 LNG 액화 플랜트 건설 EPC 시장에서 대우건설이 무려 40%의 지분 참여로 원청사 지위를 확보해 업계에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GS건설이 100% 지분을 보유한 스페인 소재 자회사인 GS이니마는 중동 오만에서 예상 매출 2조3310억원 규모의 해수담수화 사업을 수주했다. 알 구브라 3단계와 바르카 5단계 민자 담수발전사업 등 2개 프로젝트다.

2개 프로젝트 모두 BOO(시공회사가 건설하고 직접 소유하면서 운영하는 플랜트 건설방식) 사업으로, GS이니마는 금융조달 및 시공과 함께 20년간 운영을 맡는다. 예상 매출은 각각 1조6340억원, 6970억원으로 총 2조3310여억원에 이른다.

이 외에도 ▲현대엔지니어링의 ‘대만 다탄 복합화력발전소 증설 공사’(3억400만달러) ▲포스코건설의 ‘폴란드 바르샤바 폐기물 소각로 사업’(4900억원) ▲SK건설의 ‘우즈벡 부하라 정유공장’(7180억원), ‘사우디 PDH 플랜트 수주’(92억원) 등 건설사들의 막판 수주가 빛을 발했다.

한편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27일 기준 302억 달러(약 33조4132억원)를 기록, 최대 목표치였던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180억 달러(19조9152억원)보다 무려 67.7% 늘어난 수치다. 해외건설수주액이 3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321억 달러)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중남미 지역에서의 굵직한 일감 확보를 통해 지난해 지역별 수주액 비중에서 0.6%(1억3000만달러)를 차지했던 중남미 지역 수주고는 올해 68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23%까지 대폭 상승했다.

 

스페셜경제 / 김민주 기자 minjuu090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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