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SK그룹 계열사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세노바메이트정)’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다.

이 약은 국내 기업이 신약개발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진행해 FDA의 승인을 받은 첫 사례라는 의미가 있다.

신약후보물질 개발을 위해 합성한 화합물 수만 2000개 이상, FDA에 신약판매허가 신청을 위해 작성한 자료만 230만 페이지에 달한다.

이로써 SK바이오팜은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솔리암페톨)’에 이어 2개의 혁신 신약을 보유하게 됐다. 이를 통해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밀고 있는 바이오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약 엑스코프리가 성인 대상 부분 발작(뇌전증) 치료제로 FDA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SK바이오팜은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현지 허가를 신청했다.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엑스코프리는 1~3개 뇌전증 치료제를 복용하는데도 불구하고 부분 발작이 멈추지 않는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위약 투여군 대비 유의미하게 발작 빈도를 낮췄다.

또 약물치료를 유지하는 엑스코프리 투여군 28%에서 발작이 발생하지 않는 ‘완전발작소실’이 확인됐다. 위약 투여군(9%) 보다 높은 수준이다.

SK바이오팜 조정우 사장은 “이번 승인은 SK바이오팜이 앞으로 뇌전증을 포함해 중추신경계(CNS) 분야 질환에서 신약의 발굴, 개발 및 상업화 역량을 모두 갖춘 글로벌 종합 제약사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SK바이오팜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감격적인 성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SK라이프사이언스는 개발·허가뿐만 아니라 마케팅과 판매를 직접 맡아 2020년 2분기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약 2만명이 매년 새롭게 뇌전증 진단을 받고 있다. 전체 뇌전증 환자 중 60%는 치료제를 복용해도 여전히 발작을 지속한다.

글벌 주요 국가 뇌전증 시장 규모는 약 61억달러(한화 약 7조1400억원)에 달한다. 이 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69억달러(약 8조1300억원) 규모로, 지난해 대비 12% 성장할 전망이다.

이 중 미국 시장규모는 전세계 시장의 54%에 달하는 33억달러(약 3조9000억원)다. 특히 2024년까지 약 41억달러(약 4조8294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SK는 지난 1993년 신약개발을 시작한 이래, 성공 확률이 낮은 불확실성 속 최태원 회장 의지에 따라 제약 사업 투자를 지속했다.

신약개발은 통상 10년~15년의 기간과 수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되고도 5000~1만개의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때문에 연구 전문성은 기본이고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까지 8년간 연구개발비 등에 약 4800억을 투입했다. SK는 엑스코프리로부터 발생되는 수익을 기반으로 제2·3의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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