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인터내셔널에 1조1215억원 대여
차입금 상환 및 운영자금 용도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대한항공이 미국 LA 윌셔 그랜드 센터를 운영하는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에 95000만달러(한화 약 11215억원)를 빌려주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소재 서소문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한진인터내셔널에 대한 자금 대여안을 심의·의결했다.

 

한진인터내셔널은 198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된 회사로,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09년부터 8년 간 총 10억달러(11385억원)를 들여 윌셔 그랜드 센터를 최첨단 호텔·오피스 건물로 재건축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호텔·오피스 수요가 줄어들면서 월셔 그랜드 센터는 경영난에 빠졌다. 재건축 과정에서 생긴 차입금 중 9억달러가 이달 중 만기가 도래하게 되자, 대한항공이 자금 융통에 나선 것이다.

 

당초 LA 월셔 그랜트 센터는 대한항공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매각할 것으로 점쳐졌었다. 그러나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 기내식 사업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함에 따라 생각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가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LA 랜드마크라는 가치가 있음에도 현 상황에선 제값을 받기 쉽지 않은 점,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보유하는 쪽으로 굳힌 것으로 보인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17년 당시 호텔 개관식에 참석해 개인적인 꿈의 정점이자 로스앤젤레스와의 약속을 완성했다윌셔 그랜드 센터는 한국과 미국, 대한항공과 LA 지역사회의 긴밀한 협력의 상징이자 LA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95000만달러 중 9억달러는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나머지 5000만달러는 호텔산업 경색으로 부족해진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대한항공 측은 윌셔 센터 자금 지원은 대출금을 전달하는 구조여서 유동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1년 이내에 대부분 회수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자체 조달과 대출을 병행해 자금을 확보했다. 65000만달러는 자제 자금으로, 3억달러는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대출받아 이를 다시 한진인터내셔널에 대출하는 방식이다.

 

3억달러는 다음달 중 상환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미국 현지 투자자와 한진인터내셔널 지분의 일부 매각과 연계해 브릿지론(단기차입 등에 의해 필요자금을 일시적으로 조달하는 대출)을 협의 중이다.

 

또 다른 3억 달러는 내년 미국 내 호텔·부동산 시장의 살아나고 금융시장이 안정화되는 시점에 한진인터내셔널이 담보대출을 받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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