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이병철 회장 33주기 추도식 참석
사장단과 오찬하며 사업보국 계승 강조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가족들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33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삼성전자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사업보국(事業報國) 계승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굴관 인근 선영에서 진행된 이병철 회장 33주기 추도식 이후 오찬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이날 이 부회장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과 함께 오전 10시40분쯤 선영에 도착해 고인을 추모했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계열사 사장단 50여명도 참석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사장단과 오찬을 하며 선대의 기업가 정신을 기렸다. 

 

그는 고(故) 이건희 회장 장례 때 함께 해 준 사장단에 감사 인사를 먼저 전했다. 그러면서 총수로서 삼성이 지향할 방향과 가치에 대해 역설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님과 (이병철) 선대회장님은 늘 ‘기업은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면서 “회장님의 뜻과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고 강조했다. 

 

최근 이건희 회장이 타계하면서 이 부회장은 대외 행보를 자제했었다. 그러다 지난 12일 삼성전자 서울R&D 캠퍼스를 찾아 디자인전략회의를 주재하곤 “디자인에 혼을 담아내자. 다시 한번 디자인 혁명을 이루자”고 주문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이병철 회장 추도식을 주관해 오고 있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초석을 닦은 조부의 추도식을 각별히 챙겨왔다.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잉여의 몸이 된 때를 빼놓고는 매년 11월19일 오전에는 용인 선영으로 향했다. 2018년 해외 출장 일정과 겹쳤을 땐 전주에 선영을 다녀왔을 정도다. 

 

이 부회장이 이날 사업보국을 다시 강조한 것은 ‘뉴삼성’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대내외적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미중 무역갈등, 미국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 일본 스가 내각 구성. 보호무역주의 획산 등 무역질서에 영향을 주는 굵직한 변수가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 본인도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으로 출장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다. 

 

부친의 타계로 명실상부 삼성의 총수가 된 이 부회장은 그룹을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이끌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과거의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성장 동력을 발굴·육성하겠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다. 더군다나 관련 법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과 같은 변화가 불가피해진 만큼, 이 부회장은 삼성의 체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 방안을 고심 중이다. 

 

한편, 이날 범삼성가에서는 이재현 CJ그룹 회장 내외가 오전 일찍 다녀갔고,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이 오후에 사장단과 방문한다. 삼성, CJ, 신세계, 한솔그룹 계열사 사장들도 오후에 용인 선영에서 추도식을 진행한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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