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내에서 엘러간의 인공유방 보형물을 이식한 후 희귀암이 발병한 환자가 처음 확인된 지 4개월 만에 연관 부작용 환자가 추가로 나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국내서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 환자가 8월 최초 보고 후 이달 24일 추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BIA-ALCL은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 암의 한 종류다. 의심 증상으로는 장액종으로 인한 유방 크기 변화, 피막에 발생한 덩어리나 피부 발진 등이다.

이 희귀암은 유방암과 다른 질환으로, 유방보형물의 삽입이 발암과 직접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추가로 발병한 환자는 40대 여성으로, 지난 2013년 유방확대술을 받았다가 최근 가슴에 부종이 발생해 조직검사를 받았다.

환자는 BIA-ALCL 최종 확진 후 양전자방출 전산화단층촬영(PET-CT) 등 추가 검사를 받아 가슴 이외 다른 부위 암 전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보형물 제거 등 필요한 치료계획을 마련 중이며, 환자 부탐 의료비용은 엘러간이 지불한다.

인공유방 보형물이 면역계통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위험성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거론됐던 사실이다.

이에 전세계적으로는 엘러간의 가슴보형물 등에 대한 퇴출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미국 FDA에 따르면 엘러간의 텍스쳐드 가슴보형물은 ‘가슴 보형물 이식 후 BIA-ALCL’ 위험이 타사의 제품보다 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자 올해 4월 프랑스국립의약품안전청(ANSM)과 캐나다보건국(Health Canada)은 문제가 된 엘러간의 바이오셀 내트럴의 판매를 중단시켰다. 가슴보형물 이식 후 BIA-ALCL 발생 우려가 있어서다.

프랑스 ANSM은 엘러간 외에도 유로실리콘 ‘매트릭스’, 아리온 ‘모노블럭 텍스쳐’를 비롯 세빈(프랑스), 폴리텍(독일) 등 6개 제조업체 제품도 판매 중지 목록에 올렸다.

아시아권에서는 싱가포르가 5월 10일 엘러간 제품 판매 금지를 결정했다. 호주도 지난 6월 엘러간 제품을 포함한 유방 보형물 25종의 판매 중지를 사전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7~8년 전 엘러간 제품으로 유방 보형물 확대술을 받았던 40대 여성에게서 이 병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른 국가들이 선제적으로 판매 중단 조치를 하는 동안 식약처는 안전성정보 알림만 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나서야 뒤늦게 문제가 된 보형물의 사용을 중지하는 등 안전관리 강화에 나섰다.

식약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추가 환자 발생에 따라 부작용 사례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전문의료기관 검사 안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양 기관은 지난 8월 첫 환자 발생 이후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환자등록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식약처는 “유방보형물 이식 환자들은 갑작스러운 유방 모양의 변화 등 의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의료 기관을 방문해 검사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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