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결경제=변윤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전장부품을 직접 챙기며 미래기술 선점에 나섰다.
특히 이 부회장은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고 강조했다. 세계 무역 질서 변화, IT산업에서의 경쟁 심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변화하는 산업환경에서 시장 선도기업으로 살아남아겠다는 책임과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장부품은 이 부회장이 주목하는 신사업이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억원의 투자를 단행하고, 전장을 비롯해 인공지능(AI), 5G, 바이오 등 4개 미래성장사업을 집중 육성해왔다. 이와 관련,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에도 삼성전기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전장용 MLCC 및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MLCC는 전자 회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전류 흐름을 일정하게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을 막아주는 초소형 부품이다. 자동차 1대에는 전장용 MLCC가 3000~1만5000개 정도 사용된다.
자동차의 전장화 및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관련 시장 확대에 따라 전장용 MLCC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MLCC 시장이 올해 16조원 규모에서 2024년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회동을 갖는 등 전장부품 선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날 현장 점검 또한 5G·AI 등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장용 MLCC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부산사업장에서는 전장 및 IT용 MLCC, 차세대 패키지 기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8년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구축, 수요 증가에 대응해 왔다. 이번 부산 방문에는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김두영 컴포넌트사업부장, 강봉용 경영지원실장 등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진으로부터 전장용 고온·고압 MLCC, 스마트 기기용 고성능·고용량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AI·5G·전기차 등 신기술 확산에 따른 중장기 대응 전략을 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들어 이 부회장은 소통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월 설 연휴 브라질 마나우스·캄피나스 법인 방문을 시작으로 구미 스마트폰 공장(3월), 반도체연구소(6월), 생활가전사업부(6월), 삼성디스플레이(6월), 사내벤처 C랩(7월)까지 7차례 사업장을 찾아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현장 일선에 선 조직원들의 협력과 이해를 바탕으로 경영 불확실성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