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오류 현황

[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올해 채용과정에서 채용합격자를 ‘실수’로 불합격 처리한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무더기 채용 오류를 확인한 후에도 하루가 지나서야 인사권자인 원장에게 보고하면서 늑장대응으로 ‘기강해이’ 문제까지 불거졌다.

1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윤상직 의원(자유한국당)이 입수한 올해 3월 데이터산업진흥원 감사실의 자체감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산업진흥원이 채용과정에서 실수로 점수합산을 하지 않아 합격자임에도 불구하고 불합격처리가 되었던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월 22일 채용대행 용역을 준 A사는 수기로 작성된 ‘사업기획 및 관리’ 부문 1차 면접 결과를 엑셀로 옮기는 과정에서 항목별 점수를 합산하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

이 과정에서 합산점수 11위인 B씨 대신 17위인 C씨가 1차 면접 합격자 16명에 포함됐다.

A사는 2차 면접이 완료된 지 사흘 뒤인 28일 오후 6시께 오류를 확인하고 채용절차 종료일인 1월 29일 오전 10시 40분 B씨와 별도 2차 면접을 진행했다. 오류 정정을 거쳐 B씨는 최종 합격하고 C씨는 탈락했다.

A사는 28일 오류 발견 즉시 진흥원 채용담당자에게 보고했으나, 담당자는 하루 뒤인 29일 오후 3시가 돼서야 원장에게 보고해 감사실로부터 보고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보고서에는 채용 절차가 종료되는 시간적인 한계 등을 고려하더라도 해당 사실에 대한 인사위원회의 사후 의결 또는 원장의 사후 승인 조치가 필요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데이터산업진흥원 채용업무 담당자 등이 올해 2월 11~13일, 1·2차 면접 점수를 전수조사한 결과 4건의 점수 오류가 추가로 발견됐다. 다만 합격자 변동은 없었다.

올해 1월 31일 A사는 데이터산업진흥원의 승인도 없이 1차 면접 합격자 명단을 임의로 수정해 채용사이트에 게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인터넷 커뮤니티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공준모)로부터 의혹을 초래했고, 이들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감사가 실시된 것이다.

이번 사건은 채용과정에서 오류가 확인됐고, 그 중 합격자를 불합격시켜 별도로 면접을 준비해야 할 만큼 ‘중대한 실수’라는 것이 윤 의원의 지적이다.

그럼에도 회사는 ‘신규직원 채용업무 관리 미흡’을 사유로 관련 부서 팀장과 주임 2명에 대해 주의와 통보 등 ‘솜방망이’ 처분만을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상직 의원은 “중대한 실수를 저질러 놓고 인사권자인 원장에게는 그 다음날 보고하는 데이터진흥원은 도대체 무슨 조직인지 의아하다”며 “원장부터 직원까지 기강해이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보고하라”고 비판했다.

[사진제공=윤상직 의원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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