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1주년 만에 금호그룹의 품을 떠나서 새 주인을 맞게 됐다. 따라서 업계에서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이 27일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으면, 사실상 아시아나항공의 주도권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HDC그룹으로 넘어가게 된다.

일단 현대산업개발은 인수금액 2조 5000억원 가운데 3200억원만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에 투입하고, 2조원이 넘는 금액은 유상증자를 통해서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등 기업정상화 자금으로 쏟아붓는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 자본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 1천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현재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300%수준으로 낮아진다.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면 이후에는 노선 경쟁력 비용 효율성 등을 높여서 수익성을 개선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일본항공(JAL)의 경우 2조엔이 넘는 부채를 안고 있다 법정관리를 거쳐 1년 4개월만에 회생을했다. 당시 일본항공은 2008년 14개였던 기종수를 2011년 9개로 줄이고, 적자노선에서 철수해 국제서 노선 67개에서 47개로, 국내선은 153개에서 112개로 대폭 줄였다. 4만 7천명에 달하던 직원수고 퇴직과 자회사 매각 등으로 3만명으로 줄였다. 그 결과 2008년 500억원의 손실을 냈던 일본항공은 2011년 2천 5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 역시 이 과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1일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기종수는 12종(86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21개국의 63개 도시, 74개 국제선 노선에 취항하고 있다. 국내선 노선은 11개다. 일본에 대한 불매운동이 계속되면서 일본 노선도 위축덴데다, 이미 동남아 노선 등에서 저비용항공사(LCC)와의 경쟁이 극심한 만큼 향후 적자 노선의 조정 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범현대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나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모두 항공 물류 기능이 필요하지만 그동안 항공사를 보유한 계열사는 없었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사실상 80~90%가량을 점유했던 상용 수요에서도 범현대가의 지원을 바탕으로 사실상 30% 이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향후 조직 개편으로 인한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정 회장은 인력조정 등 구조조정을 생각해보지는 않았다고 했으나, 통상 기업 매각 후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23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은 또다시 국내 일반‧영업‧공항서비스직 중 근속 만 15년 이상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희망퇴직을 받은데 이어 올해 두 번째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이어서 일각에서는 매각을 앞두고 HDC그룹의 주문에 따라 본격적인 군살빼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스페셜경제 / 선다혜 기자 a40662@speconomy.com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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