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협 “회장 선임 절차 문제있어…3연임을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
KB금융 “노조 포함 이해관계자 의견 청취해 마련된 절차…문제 없어”

▲ KB금융그룹 본사 사옥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KB금융그룹이 차기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KB금융 소속 노조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윤종규 현 회장의 3연임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금융 노협)는 2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윤 회장 3연임 반대 및 회장 선임절차 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KB금융 노협은 KB국민은행지부 등 KB금융 소속 10개 노동조합 지부로 구성된 단체다.

KB금융 노협은 “지난 12일 소속 조합원 1만7231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며 “단 하루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총 대상 조합원의 45.7%인 7880명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회장 3연임에 대해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9.5%인 6265명이 ‘윤종규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한다’고 답했다”며 “단기 성과만을 내세우는 노동조건 악화와 직원 존중 및 보상 관련 의식 부족이 주된 이유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회장이 최고경영자로 군림했던 6년은 각종 의혹과 잡음으로 접철된 시간이었다”며 “회추위(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문제점이 확인된 회장 선임 절차를 즉각 시정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4월 확정한 내·외부 후보자군 10인(롱리스트)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오는 28일 투표를 통해 4인의 최종 후보자군(숏리스트)을 확정할 예정이다.

KB금융 차기 회장 내·외부 후보군은 따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내부 후보군에는 윤종규 현 회장을 비롯해 핵심 계열사 주요 임원들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윤 회장이 역대 KB금융 회장 중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하며 3년 연속 당기순이익 ‘3조원 클럽’ 달성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 같은 차기 회장 후보자군 추천 절차가 깜깜이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KB금융 노협의 주장이다. 후보자군에 대한 회장 추천 절차 참여 의사 확인조차도 이뤄지지 않는데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2017년 윤 회장이 연임할 당시, 회장 최종 후보자군 3인이 발표됐지만 윤 회장을 제외한 다른 2명의 후보들이 자진사퇴하면서 결과적으로 윤 회장이 단독후보로 추천된 바 있다.

KB금융 노협은 이번 차기 회장 추천 절차 또한 윤 회장의 3연임을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KB금융 노협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직원이 반대 의견을 낸 상황에서 요식행위를 답습하고 있는 이번 회장 추천 절차를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차기 회장 선임 절차는 이해관계자들과 커뮤니케이션 끝에 마련된 공정한 절차라는 게 KB금융 이사회사무국 측 입장이다.

 

KB금융 이사회사무국 관계자는 “회추위가 이미 지난 6월 KB노동조합협의회를 대표하는 4개 계열사의 노동조합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하고 의견을 청취했다”며 “당시 의견은 회장 추천 절차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회추위원들 각자가 설문 조사 결과도 이해관계자 의견의 하나로 참고하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다” 라고 말했다.

 

(사진제공=KB금융그룹)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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