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인 인텔을 맹추격하고 있다. 올 2분기 시장 점유율 격차를 5%포인트 미만으로 줄인 데 성공한 데 이어 두 회사의 격차는 3분기에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31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2분기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점유율 순위(파운드리 전문기업은 제외)를 분석한 결과 인텔은 점유율 17.45%(194억4300만달러)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12.49%(39억1000만달러)로 2위였다.
 

인텔과 삼성전자의 매출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두 회사의 매출 점유율은 각각 17.68%, 12.07%로 5.61%포인트 차이가 났지만, 올 1분기에는 인텔이 17.71%, 삼성전자가 12.38%로 5.23%포인트로 줄어들더니 2분기에는 4.96%포인트로 차이가 더욱 줄어들었다.

인텔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증가, 클라우드 기업들이 서버 확충에 나서면서 예상 밖의 호황을 누렸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인텔이 7나노 CPU 자체 생산을 포기하고 외주화를 검토하는 등 주춤하는 사이 빠르게 치고 나가는 모양새다. 재택근무, 온라인교육 수요가 늘면서 PC와 서버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상반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각각 17%(DDR4 8Gb 기준), 6%(128Gb MLC)가량 오르면서 매출 점유율 확대에 기여했다.

점유율 3위는 SK하이닉스로 메모리 반도체 판매 호조 덕분에 1분기 5.33%에서 2분기에는 6.18%로 크게 늘었다. 세계 매출 4위의 미국 마이크론 역시 1분기 4.44%에서 2분기에는 4.71%로 높아졌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반도체 설계업체인 엔디비아도 1분기 점유율이 2.46%에서 2분기에 2.66%로 조금 늘었다.

옴디아는 올 3분기에 서버업체들의 재고 증가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상위 1∼3위 기업들의 매출 점유율이 2분기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인텔은 1위를 유지하겠지만, 점유율은 더 하락한 15.78%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 역시 3분기 예상 점유율이 11.76%로 2분기보다 줄어들지만, 인텔과의 격차는 4.02%포인트로 1%포인트나 좁힐 것으로 예측됐다.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최근 주춤하고 있다. 인텔의 경쟁사인 미국 AMD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7나노 CPU(중앙기억장치)를 출시했다. 반면 인텔은 7나노 기술 경쟁력에서 뒤지면서 자체 생산을 포기하고 외주화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CMOS 이미지 센서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물론, 파운드리에서도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 앞서나가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30일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반도체 2라인에서 차세대 D램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 향후 D램 라인업을 확대해 메모리반도체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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