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문수미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운항 노선이 90% 이상 줄어들면서 A380 조종사들이 위기에 몰렸다.

지난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A380을 보유한 항공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뿐 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종은 주로 유럽과 미주 노선에 투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여객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부터 운항을 멈췄다.

문제는 A380 운항 중단에 따라 조종사들의 자격심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A380을 운항하는 조종사들은 90일 이내에 해당 기종의 이·착륙을 각각 3회 이상 행한 정기훈련을 거쳐야 한다. 이를 거치지 않으면 운항자격이 취소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항공사들의 사정을 감안해 3개월 동안 이·착륙 및 훈련을 시뮬레이터(모의비행장치)로 대체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항공사 관계자는 “국내에 A380 시뮬레이터는 대한항공이 소유한 한 대 밖에 없다”며 “양대 항공사에 속한 A380 조종사는 380여명에 달한다. 모든 조종사가 훈련하기엔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태국 타이항공훈련센터에서 훈련 해온 아시아나항공은 태국 정부의 입국 제한으로 종전의 훈련 방식은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토부는 대한항공 시뮬레이터를 아시아나항공과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대한항공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뮬레이터는 하루 평균 최대 10명까지 가능한데 대한항공 사내 A380 조종사만 250여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특히 자체 시뮬레이터를 보유하지 못한 아시아나항공이 가장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에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조종사들의 면허 자격이 취소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협의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조종사들의 면허 자격 유지와 관련된 내용을 국토부에 건의하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문수미 기자 tnal9767@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