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젊은 임원 전면배치·임원 대폭 줄여
롯데, 임원 20% 줄이고 임원 직급단계 슬림화
신세계,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 초점…임원 10% 감축
현대백, 한달 가량 인사 앞당겨…60년대생 세대교체

▲ 왼쪽부터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스페셜경제=문수미 기자]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여파로 위기를 맞은 유통업계의 연말 인사가 마무리 되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실적 반등을 위한 대대적인 쇄신인사가 눈길을 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는 최근 2021년도 인사를 앞당겨 단행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은 롯데그룹은 지난 26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실시했다. 철저한 성과주의를 내세우며 승진 및 신임 임원수를 지난해 대비 80% 대폭 줄였다. 총 임원 600여명 중 20%를 줄면서 130여명의 별들이 짐을 싸서 나갔다. 50대 초반 젊은 임원들이 대표이사로 발탁된 것도 이번 롯데그룹 인사의 특징이다. 

롯데그룹의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식품BU장 이영호 사장이 일선에서 용퇴하고, 이 자리에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 롯데지주에선 커뮤니케이션실장인 오성엽 사장이 물러나고, 롯데건설 고수찬 부사장이 승진 보임했다. 준법경영실장으로는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이사는 1970년생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 내정됐다.롯데마트 문영표 대표가 물러나고,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였던 강성현 전무가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서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앞서 지난 8월 그룹 2인자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물러나고, 이동우 전 하이마트 대표가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등 창사 이후 처음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와 함께 임원 직급 체계에도 손을 댔다. 임원 직급을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을 축소·폐지했다. 승진 연한이 없어지면서 부사장이 1년만에도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상무보A와 상무보B 2개 직급은 ‘상무보’로 통합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5일 이마트 부문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강희석 대표이사가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등 온·오프라인 통합 시너지에 초점을 뒀다.

강 대표이사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를 지낸 뒤 지난해 이마트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창사 이래 첫 외부 영입 CEO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등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국내 유통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를 진행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이사에는 이마트24 김성영 대표이사를, 이마트24 대표 이사에는 신세계I&C 김장욱 대표이사를 각각 내정했다. 신세계푸드 대표이사는 신세계푸드 마케팅담당 송현석 상무를, 신세계I&C 대표이사에는 신세계I&C IT사업부장 손정현 전무를,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에는 전략실 지원총괄 이주희 부사장보를 내정했다. 계열사 대표 교체와 더불어 임원수도 10% 가량 줄였다.

백화점 부문에 대한 정기 인사는 내달 초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6일 인사를 단행한 현대백화점그룹은 예년에 비해 한달 가량 인사를 앞당겼다.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5명을 포함해 총 29명 승진, 19명은 자리를 옮겨 총 48명에 대한 인사가 진행됐다. 롯데와 신세계에 비해서는 임원 감소폭이 적었다. 계열사의 경우 19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임대규 현 영업본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현대 L&C 대표이사에는 김관수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홍보실장(전무)을, 현대백화점 면세점 대표이사 부사장에는 이재실 현대백화점 판교점장(전무이사)가 선임됐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로 경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사를 앞당겨 진행한 것”이라면서 “젊은 임원들로 세대교체 되고, 외부 인사 영입 등 지난해보다 인사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스페셜경제 / 문수미 기자 tnal976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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