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발생시 직원들에 미공지 사례 잇달아
추석 연장 영업에 코로나 확산 우려..노조 반발

▲ 1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스페셜경제)

[스페셜경제=문수미 기자] 국내 대표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가 백화점 매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 정보 공개와 추석을 앞두고 진행하는 연장영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인주 백화점면세점 노조 위원장은 “백화점은 오로지 매출에만 혈안이 돼 확진자가 발생해도 건물 안에 근무하고 있는 수백명의 직원에게 제대로 공지를 하지 않고 은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의 수많은 고객을 응대하는 백화점 서비스 노동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고 호소했다.

현장 발언한 나윤서 록시땅 코리아지부 지부장도 “일부 매장에서는 고객 및 직원 확진자가 발생해도 이를 공지하지 않아 해당 사실을 재난알림문자를 통해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확진자가 방문한 당일에 근무한 특정 매장 직원에게만 공지하거나, 코로나 검사를 받은 직원들의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직원들을 출근시키는 경우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 부산 롯데백화점 확진자 재난알림문자(왼쪽)과 롯데백화점 일산점 1층 영업중지 안내(제공=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


백화점 노조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잠실점에서는 지난달 25일 1층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당 직원은 8월18~20일까지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백화점은 잠실 직원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고 해당 매장만 방역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일산점에서 근무하는 러쉬 직원도 8월2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직원은 26일까지 매장에 근무했다. 롯데백화점 측은 1층만 영업을 중단했고, 확진 직원 동선 및 접촉한 직원들의 코로나 검사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또한 8월28일 부산 롯데백화점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재난알림문자가 부산시민들에게 발송됐음에도 불구하고 롯데백화점은 어떠한 공지도 없었다.

신세계 강남점에서도 지난달 30일 지하1층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직원들에게는 어떠한 공지도 없이 전층 휴게실을 폐쇄했다.

지난 4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지침’에 따르면, 사업장 내에 확진 환자가 발생 시(노동자, 확진 고객 방문) 그 사실을 즉시 사업장에서 노무를 제공하는 모든 사람에게 알려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백화점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추진하고 있는 연장영업도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낳고 있다. 


백화점면세점 노조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추석 연휴기간 이동 자제를 요청하고 있는데 백화점은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연장 영업을 진행하려고 한다”면서 “백화점 서비스 노동자들은 감염 예방의 사각지대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의정부점과 하남점을 제외하고 10개 점포에서 오는 28부터 29일 오후 8시30분까지 연장 영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도 28일부터 29일까지 연장 영업을 할 방침이다.

백화점 노조 관계자들은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재벌은 코로나 확진자 발생시 모든 노동자에게 확진자 발생 상황을 공개하고 추석을 앞두고 진행하는 연장영업을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스페셜경제 / 문수미 기자 tnal976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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