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전산 장애 52건…올해만 20건
투자자 민원 4236건…보상액 114억원 지급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최근 도쿄거래소 시스템 장애로 초유의 증시 셧다운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에서도 연간 4000건이 넘는 시스템 장애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개 주요 증권사에서 총 52건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에 접수된 투자자 민원만 1만2708건에 달했다. 연평균 17건의 시스템 장애 사고에 4236건의 민원이 발생한 셈이다.

시스템 장애 사고가 가장 잦은 증권사는 온라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업계 1위인 키움증권이다. 201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17회의 사고가 발생해 2111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올해만 놓고 보면 총 8건의 사고가 발생해 1638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지난 3월 한 달에만 4번의 전산사고를 내 투자자의 분통을 터트렸다. 올해 보상액은 55억원이 넘는다.

사고 발생 횟수와 상관없이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증권사는 KB증권이다. 시스템 장애 사고 발생은 3년간 2회에 불과했지만, 접수된 민원은 4951건에 달했다.

민원은 지난 2월에 발생한 시스템 장애 사고에 집중됐다. 이날은 하노이 북미정산회담이 열린 날로, 접속량을 감당하지 못한 트래픽이 43분간 셧다운 되면서 수천명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 KB증권은 일부 민원에 18억3000만원을 피해보상금으로 지급했다.

NH투자증권(4건)과 삼성증권(3건), 신한금융투자(2건), 한국투자증권(2건), 하나금융투자(1건)도 올해 시스템 장애 사고를 일으켰다. 이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되돌려 준 보상금은 16억원 수준이다.

다만, 민원을 제기한 모든 투자자가 피해를 입은 만큼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전산 장애에 따른 피해 보상은 주문이 지연돼 매매 주문을 체결하지 못해 손해가 발생한 것을 투자자가 입증할 경우에만 그 차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문 기록이 남아 있거나 화면 캡처본 등을 남겨 입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최근 3년간 접수된 민원의 피해 보상 현황을 보면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가 4건, 21건, 1223건에 대해 100% 보상했다.

이밖엔 신한금융투자 83.6%(745건 중 664건), 한국투자증권 81.6%(1533건 중 1162건), 키움증권 67.3%(2111건 중 1554건), 대신증권 61.3%(62건 중 38건), KB증권 52.7%(4951건 중 1190건), NH투자증권 48.7%(578건 중 215건), 삼성증권 42.6%(1480건 중 817건) 등 순으로 피해 보상률이 높았다.

시스템 장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각 증권사에서 연간 투자하는 비용은 10개사 평균 729억 8130만 원이다. 하지만 적게는 232억 원부터 많게는 1188억 원까지 증권사 간에 편차는 컸다. 연도별 투자비용은 대부분 증권사에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의 투자비용은 지난해 578억 원에서 올해 1040억 원으로 급증했다.

홍성국 의원은 “시스템 장애로 종일 셧다운이 된 도쿄거래소의 사태를 한국거래소는 물론 개별 금융사에서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촉각을 다투는 증권시장의 특성상 단 몇 분의 시스템 사고가 투자자들의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신뢰를 잃게 되는 만큼 금융사들은 평소 시스템 개선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동학개미 운동 영향으로 신규 고객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예년에 비해 시스템 오류가 늘었다”며 “각 증권사들이 전산시스템을 점검하고, 서버 증설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근 3년간 국내 주요 증권사 시스템 장애 민원 현황 (자료제공=홍성국 의원실)

 

스페셜경제 /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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