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원혜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대처를 비판하며 미국의 지원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처럼 코로나 사태가 대재앙으로 확대된 데는 국제기구인 WHO가 처음부터 “매우 중국 중심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복수의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백악관 브리핑에서 “그들(WHO)은 타이밍을 놓쳤다. 몇 달 더 일찍 알렸을 수도 있다. 그들은 알았을 것이고, 알았어야 했고, 아마 알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그 점을 매우 신중하게 조사할 것이고, WHO에 대한 지원을 보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WHO가 정말 망쳤다. 미국으로부터 주로 자금 지원을 받는데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매우 중국 중심적이다”이라고 지적하며 “우리는 이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다행히 나는 초기에 우리의 국경을 중국에게 개방하라는 그들(WHO)의 조언을 거부했다”며 그들은 왜 우리에게 그런 잘못된 권고를 했는가?”라고 맹비난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국은 WHO 예산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는 올해 WHO 지원 예산으로만 약 1억2300만 달러(약 1238억원)를 배정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27일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이후 다른 나라들도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자 중국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WHO는 오히려 “영향 받은 지역에 대한 여행 금지나 해당 지역에서 오는 여행객의 입국 거부는 일반적으로 사례 유입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상당한 경제사회적 여파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범위한 여행 제한이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WHO는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중국 정부를 감싸는데 급급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와 관련, 미 공화당의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WHO는 중국을 감싸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WHO 최초로 의사 면허가 없는 관료이자 에티오피아 보건부 장관 출신인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2017년 5월 중국의 지지를 받으며 임기 5년의 총장직에 당선됐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611@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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