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제재 임박...전영묵 사장 어깨 무겁다

이정화 기자 / 기사승인 : 2020-09-24 13:03:37
금감원, 10월 삼성생명 제재 안건 처리
암 보험금 지급권고 거부 등
중징계시 신사업〮실적개선 타격 우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제공=삼성생명)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삼성생명이 금융당국의 징계를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하반기 삼성생명 종합검사를 진행한 결과 보험금 책임 전가 및 위탁 운용사 내부 평가 지침 위반 등의 문제를 확인했다. 업계는 한화생명에 이어 삼성생명에도 중징계가 내려질 지 주목하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이 삼성생명 종합검사 실시에 따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10월 중 제재 안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5월 금감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사항 4건과 개선 사항 6건을 전달 받았다.

금감원은 삼성생명이 계열사 '삼성자산운용'과의 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위탁 운용사 평가 기준 내부 지침을 어기고 평가 기준을 바꿔 운영한 점을 지적했다. 손해사정 자회사에 보험금 사고조사와 심사 업무를 위탁해 보험금 부지급 책임을 수탁회사에 전가한 사항도 꼬집었다. 이 밖에 ▲보험계약자 대출 정보 관리·안내 소홀 ▲시장 상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 관리 결여도 경영 유의 사항으로 전달했다.

개선 사항으로 △중도보험금 지급 안내 운영 미흡 △금리인하 요구권 심사제도 운영 미흡 △변액보험 보증 비용 부과 방식 불합리 △보험사 책임준비금 산출 및 적정성 평가 기준 불합리 △보험영업 관련 내부통제절차 미흡 △전산시스텝 내부통제 미흡 문제를 언급했다.

삼성생명은 앞서 암 입원 보험금 분쟁 지급권고 296건 가운데 186건에 대해서만 지급하고 98건은 일부 수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나머지 12건은 전혀 수용하지 않아 유일하게 금감원 지급권고 결정에 대해 '불수용'한 생보사로 꼽히기도 했다. 나머지 금융사는 지급권고를 전부 수용했다.

삼성생명과 암 입원비 지급을 놓고 맞서고 있는 '보암모’(보험사에대응하는암환우모임)는 약 2년 간 갈등을 빚다가 지난 1월부터 삼성생명 본사에서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생명은 이들이 중재기구라는 합리적인 해결책을 거부하고, 금감원 지급권고에 해당하는 기간 이후 계속 입원한, '전체 기간 전액 지급'의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어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이 그간 즉시연금 지급 및 암 입원비 지급 문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권고 조치에 불응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다가올 제제심에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암 보험 미지금 건 시위에 관해서는 보암모 측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본사 내에 점거하면서 시위를 하고 계시기 때문에 향후 해당 측과 의견을 주고 받고 대화를 통해 잘 풀어보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이 내달 치러질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게 되면 추후 신사업 확대 및 진출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생명은 헬스케어사업과 연계한 빅데이터 활용도 제고 등 데이터 분석기술을 활용한 빅데이터 신사업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마이데이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시장 선점 레이스에 본격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삼성생명이 전체 생보사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22.4%다. 국내 생보업계 1위인 만큼 광범위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강력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자산운용을 핵심 수익창출 병기로 내세우는 경영전략도 추진 중이다. 앞서 전영묵 사장이 오는 2030년까지 국내보험 비중을 38%까지 줄이고 자산운용을 32%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인수합병이 필수인 상황에서 제재심 결과를 두고 팽팽한 긴장감이 웃돌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제재심에서 기관경고와 같은 중징계가 내려지면 향후 1년 동안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분야에 진출할 수 없고 자회사 인수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로 심의결과 자체는 법적 효력이 없다. 추후 조치대상별로 금감원장 결재 또는 증권선물위원회 및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제재수위가 최종 확정된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은 말 그대로 자문기구이기 때문에, 결국 금감원장의 결재를 통해 조치가 진행된다. 대개 과징금 등 징계 처리 또한 최종적으로 금융위원회 측 의결을 통해 종료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여의도 본사 전경(제공=금감원)


삼성생명은 현재 저금리 기조 및 코로나19로 빚어진 업계 불황으로 인한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 등 실적 감소세가 겹쳐 있는 상황이다.

통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0.3% 줄어든 678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9246억원이다. 운용자산이익율은 지난 3월 3.8%를 유지했다가 6월 3.5%로 내려갔다.

지난 3월부터 신임 수장으로서 실적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 전영묵 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삼성생명에 대한 징계 여부를 두고 업계가 술렁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아직까지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심 날짜 및 관련 내용에 대해 아무 것도 전달 받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입장 정리 및 결정된 사항이 무엇도 없다. 관련 내용을 전달 받은 후 검토를 거쳐 정확히 진행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삼성생명 제재심 관련 사항은 정해진 바 없다"며 "경영유의나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지난 5월 공시로 발표한 바 있어 이번 제재심 조치 대상으로 오르지 않는다. 일정을 포함해 논의할 지적사항 등에 대해 내부 심사 및 필요 절차를 거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사진출처=금융감독원/삼성생명)

 

스페셜경제 / 이정화 기자 joyfully7@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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