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계 “2021년 건강보험료율 최소 ‘동결’해야”

오수진 기자 / 기사승인 : 2020-08-17 12:20:27

[스페셜경제=오수진 기자] 경영계는 2021년 건강보험료 결정에 대해 최소 ‘동결’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정부는 당초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내년도 건강보험료율도 3%대의 인상방안 계획을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국민부담을 고려해 2%대 인상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7일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최악의 경제·고용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지불능력 악화와 국민의 생활비 부담 한계 등을 고려할 때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은 최소 ‘동결’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기업은 2018년 기준 연간 건강보험료 수입의 약 38%를 납부 중이며 지난 3년간 건강보험료율은 누적적으로 8.74% 증가했지만 임금상승에 따라 실제 직장가입자가 납부하는 보험료는 16.71% 증가했고, 이에 상응해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하는 기업부담분도 그만큼 증가했다.

또한, 전 세계적 코로나19 위기 속에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제조업을 중심으로 대·중소기업 모두 수요 및 매출 격감, 수출 감소, 재고 누적 등으로 경영수지가 적자 전환되고, 유동성마저 위기상황 지속 되고 있다.

비교적 모범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우리나라도 2020년 1분기 -1.3%, 2분기 -3.3%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앞으로도 상당 기간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완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 속에 우리 경제와 노동시장 전반의 장기 침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도 기업의 인건비를 제외한 고정비 성격의 비용지출 부담을 완화해주는 차원에서 건강보험료 체납처분을 유예해 주고 있다. 여행업, 관광숙박업, 관광운송업, 공연업에 이어 항공관련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선정해 사회보험료 납부유예 또는 체납처분 유예 적용 중이며 많은 기업에서는 고용유지 자체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의 코로나19 극복과 경제회복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므로, 이러한 국가적 비상 경제·경영 위기 속에서 수많은 기업들이 어떻게 버티고 살아남는가에 직면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은 최소 ‘동결’함이 마땅하다.

정부와 공단은 최근 보험료 징수율이 감소한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경감하고자 선지급을 시행하면서 지난 1분기 9,435억원의 건보재정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적 예방활동과 연계돼 의료이용량이 상당 수준 감소한 만큼, 당초의 적자운영 계획과 대비하면 당분간은 건강보험 재정상의 여유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특별재난지역과 저소득층에 대한 한시적 보험료 감면 지원조치에 따른 건보재정의 일시적 손실은 추경예산을 통해 절반가량 충당될 예정이고, 지난해 수준을 기준으로 의료기관에 선지급해 발생한 지출도 실제 의료이용량에 따른 보험급여비 정산으로 상계될 부분이다.

정부의 건강보험 혜택 확대(보장성 강화)를 위한 보험료율 인상 기조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6.5%가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이 지난 5월 13일부터 21일까지 실시한 ‘건강보험 부담 대국민 인식조사’에서도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에 대해 국민의 절반이 넘는 53.3%가 ‘동결 또는 인하’를 요구한 반면, 정부가 검토 중인 ‘2%대’와 ‘3%대’ 인상을 지지한 응답은 각각 8.0%, 2.6%에 불과하다.

현행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시행 이후 국민의 보험료 부담이 심화되면서, 추가적인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 부정적 평가가 큰 것으로 나타난다. 현재 소득 대비 건강보험료 수준에 대해 ‘부담된다’고 밝힌 응답자는 62.9%, ‘부담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7.1%이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이후 최근 3년간 건강보험료율 인상률에 대해 응답자의 79.0%가 ‘높다’고 평가한 반면, ‘낮다’는 0.7%에 불과하다.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의 중장기적 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정부는 보험료율 인상보다 보장성 확대계획의 전면적 조정을 포함한 지출 측면에서의 합리적 관리에 보다 비중을 두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최근 건강보험료율의 급격한 인상에도 불구,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현행 보장성 강화대책 시행 전 5년(2013~2017)간 연평균 7.7% 증가했으나, 정책 시행 이후 지난 2년(2018~2019) 간 연평균 11.7%로 대폭 상승했다.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서 급속한 고령화와 맞물린 세계 최고의 의료이용량 증가, 정부의 대폭적인 보장성 강화, 부정수급액과 전반적인 관리운영비 증가 문제 등에 대해 정부의 체계적 정책 대응이 요구된다.

또한, 지난 2019년 사무장병원, 면허대여약국 등 불법개설 요양기관의 부정수급액 누적 규모는 전년 대비 44.5% 증가한 3.2조원인 반면, 징수액은 1,788억원(5.54%)에 불과하다.

향후 검토 중인 보장성 강화 과제도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감안해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적으로 추진하되, 가급적 국고지원 확대로 충당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보장성 확대와 소요지출규모를 충당하기 위해 보험료율을 결정할 것이 아닌 감당할 수 있는 보험료율을 바탕으로 지출을 통제해 나가야 한다.

일각에서 미래 팬데믹 대응능력 강화를 위해 건보재정을 더 확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미 우리나라의 사회보험 부담 증가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는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에도 상대적인 부담이 돼 미래의 사회보험 부담능력 자체까지 축소시킬 소지가 있다.

지난 10년(2008~2018)간 ‘GDP 대비 사회보험 기여금’의 누적증가율은 우리나라가 34.2%로 OECD 회원국 중 단연 1위다. 이 같은 증가 속도는 OECD 회원국 평균(9.3%)보다 약 3.7배, 세계 제일의 초고령국가인 일본(17.7%)보다도 약 2배 빠른 수준으로 분석된다. )

따라서 보험료율의 추가 인상보다는 보장성 확대계획의 전면적 조정을 통한 합리적 지출관리로 팬데믹 대응능력을 쌓아가야 한다.

 

스페셜경제 / 오수진 기자 s22ino@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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