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생산량 2025년 100GWh까지 확대
그린 뉴딜 등에 대응해 ESS 사업 확장 계획도
현금 유동성 확보 위한 재무구조 개선도 추진
내년 상반기 SK아이이테크놀로지 IPO 추진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전기차 배터리 공장 조감도. (사진=SK이노베이션)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사업을 강화한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규모를 2025100GW까지 늘리는 한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SK이노베이션은 29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배터리의 글로벌 생산 능력은 올해 연말 기준 20GW로 확대될 것이라며 현재 증설 중인 유럽2공장, 미국 1·2공장이 완공되면 2023년 약 70GWh, 2025100GWh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세계 주요 전략지역에 생산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 투자하고 있다. 1분기부터 헝가리 1공장과 중국 창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했고, 미국 1공장과 헝가리 2공장도 지난해 착공에 들어갔다. 3분기엔 미국 2공장이 추가로 착공된다.

 

다만 연간 배터리 매출액 목표치와 관련해서는 연초 세운 2조원에서 10% 내외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해 OEM사들이 가동 중단에 들어가며 물량을 일부 조정한 결과다. SK이노베이션은 “OEM사와 공급계약이 유효하다건설 중인 공장의 초기비용에 따라 손익이 다소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연간 목표치 달성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기 전에 선제적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다양한 상황별로 대응 전략을 수립했다“(여기에) 해외공장 수율 개선, 비용 최적화 등을 통해 연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계약한 E-GMP(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대해서는 4분기부터 양산할 계획이라며 약속된 물량을 공급하고자 차질없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GMP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다. 동력계 부품, 배터리 등의 배치와 교체 등을 쉽게 해 효율적인 전기차 생산 체계를 만드는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1차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됐다.

 

ESS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트렌드에 주목, ‘그린밸런스 2030’을 발표하며 능동적으로 대응해왔다. 최근 세계 각국이 경기부양책으로 그린뉴딜 정책을 내건 만큼,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SK이노베이션은 보고 있다. 이에 ”ESS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배터리 사업과 함께 친환경 사업 중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관련 사업을 확장시킬 계획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탄력받기 위해서는 LG화학과의 소송을 먼저 풀어야 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10월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 배터리 수급 차질을 우려한 포드와 폭스바겐, GM까지 가세했지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배상 수준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검에 산업기술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 등의 위반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고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민감한 내용이라 구체적 내용을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해 달라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한편,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71996억원, 영업손실은 439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직전 분기 대비 35.5%, 전년 동기와 견줘서는 44.7%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로 인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보다 31% 증가한 148%에 달했다. 순차입금도 지난해 대비 22150억원 늘어 87739억원에 이른다.

 

유가 하락과 석유제품 판가하락, 판매부진으로 정유 사업이 부진했던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이 신사업으로 키우는 배터리도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2분기 배터리 사업은 113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이명영 재무본부장은 재무구조 악화로 올해 중간배당은 실시하지 않는다딥체인지 방향에 맞게 치열한 체질개선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페루 광구 지분 매각 작업은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현지 정부 승인 절차가 코로나19에 따른 락다운(이동 제한)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9월 말 딜 클로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루 88, 56광구는 남미 최대의 가스전으로, 천연가스 생산부터 수송, 제품판매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 사업으로, 지난해 9월 석유개발 전문기업 플러스페트에 보유 지분 전량(17.6%)을 넘기기로 했다. 매각 금액은 105200만 달러(12500억원)으로,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회사 상장도 서두른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IET)를 내년 상반기 상장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상장 일정은 논의가 필요하고, 하반기 및 내년 실적 가이던스 역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SK IET 상장은)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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