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는 ‘金·孫·安’이 시켰는데…‘화살은 尹한테만 갔다’

▲(왼쪽부터) 언론인 김어준,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지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신교근 기자] 윤지오(32·본명 윤애영). 한동안 고(故) 장자연 씨의 유일한 증언자, 목격자라고 자칭하다가 지금은 후원금 사기 혐의 등으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자가 된 인물이다.


윤지오는 지난 4월 가슴 한편에 세월호 리본과 위안부 배지를 단 채 다수의 국회의원들을 등에 업고 ‘장자연 증언자’란 타이틀로 국회에 데뷔했다.

이 데뷔무대엔 ‘최순실 300조’로 유명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도로 권미혁·이종걸·이학영·정춘숙 민주당 의원,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최경환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덕분에 검찰 과거사위원회조차도 신뢰할 수 없다는 윤지오의 ‘증언’에 더 큰 무게가 실리게 됐다.

여기에 윤지오를 향한 국민들의 신뢰감을 한층 더 업(UP)되게 해준 인물들이 있는데, 바로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과 언론인 김어준이다.

윤지오의 불법 후원금 모금 의혹에 나팔수 역할을 한 언론도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스페셜경제>는 비단 적색수배자로 전락한 윤지오만 마녀일지, 아니면 그를 언론과 정치권에 데뷔시킨 후 ‘사기 논란’이 일자 모르쇠로 일관하며 손절한 조력자들의 책임은 없는 것일지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봤다. 

‘아니면 말고’ 김어준·손석희 “…”

안민석 “문제해결?윤지오씨 몫”


인터폴 적색수배자 尹, 걸려 있는 소송만 6개

후원금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된 윤지오는 현재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 박훈 변호사와 김수민 작가로부터 고발된 다음 날(지난 4월 24일) 돌연 캐나다로 출국하면서부터 경찰의 출석 요구도 3차례나 불응했다.

이에 윤지오의 ‘후원금 사기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은 12일 윤지오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 완료 및 외교부엔 여권 무효화할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떳떳하면 ‘강제소환’까지 되지 말고 자진 귀국해 실체를 밝혀주면 될 것을 윤지오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일관되게 부정하면서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를 통해서는 지속적으로 수사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현재 윤지오가 피소된 사건은 ▲김수민 작가,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 등 형사소송 ▲박훈 변호사, 후원금 문제와 관련해 사기 혐의 등 형사소송 ▲후원금 낸 439명의 후원자들, 집단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소송 ▲아프리카TV BJ 활동 관련,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및 피고발 ▲강연재 변호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 등 형사소송 ▲박민식 변호사, 증인보호법 위반 형사소송 등이다. 

이같이 고인을 이용한 ‘돈벌이’ 논란 등이 일고 있는 윤지오가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언론에 비춰줬다는 점에서 좌파진영 간판급 언론인인 김어준과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일각의 질타가 쏟아진다.

윤지오는 지난 3월 5일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처음으로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당시 김어준은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언론사가 뒤를 쫓지 않았느냐’고 질문했고, 윤지오는 “수사가 몇 달이 진행되고 나서는 아예 미행처럼 따라붙었다”고 답했다.

그는 “(사건을 증언하고) 몇 년 후에는 캐스팅이 안 되는 상황들을 직접적으로 체감했다”며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언자임을 자처한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같은 달 8일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선 김어준에게 ‘가장 큰 힘을 주셨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으나, 김수민 작가가 공개한 카톡 대화 내용에서는 과거 김어준을 겨냥해 “원래 병X이었어요”라고 비하했다.

이후 지난 4월 11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윤지오에게 손석희 사장은 ‘지난해 뉴스룸과 전화 인터뷰한 후 실제로 어떤 위협을 느낀 적 있냐’고 물었다.

이에 윤지오는 “JTBC와의 전화 인터뷰와 문건 제보 이후 누군가로부터 위협을 받았다”며 “폭로 이후 교통사고를 2차례 당하는 등 신변 위협을 느꼈다”고 답했다.

아울러 “‘지상의 빛’이라는 비영리 단체를 설립했다”며 “후원해 주시는 금액이 모이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후원을 독려했다.

 

▲윤지오

 

윤지오 데뷔시킨 정치인, ‘함께하기’에서 ‘발뺌하기’로 

이에 앞서 지난 4월 8일 국회에선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모임’이 결성됐다. 이 모임은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주도했다.

같은 달 14일에도 국회에선 윤지오의 저서 ‘13번째 증언’ 북콘서트가 개최됐는데, 이 역시 안민석 의원 주최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윤지오는 “(후원금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어떻게 쓰이는지 다 발표할 거다. 걱정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현재까지 윤지오가 신한은행 계좌를 통해 공익제보자 경호비 명목으로 모은 후원금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관련, 윤지오에 대한 후원금 반환 소송을 대리하는 법률사무소 로앤어스 최나리 변호사는 지난 6월 10일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장을 접수하면서 “(후원자들 중에는) 마이너스 통장에서 후원하기도, (아이)분유 값을 아껴서 후원한 분도 있다”고 전했다.

최 변호사는 “이 사건은 윤지오 씨가 본인 영달을 위해 후원자들을 기망했다”며 “윤 씨가 진실하다고 믿고 그러한 용기에 감복해서 후원했던 선의(善意)가 악용된 것을 소송을 통해 입증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지오는 ‘선(先)후원 후(後)갑질’이라며 후원자들의 소송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모임’을 자처했던 국회의원들은 ‘함께하기는커녕’ 발뺌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는데 급급했다.

특히 지난 6월 7일자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윤지오와 함께하는 의원모임을 주도했던 안민석 의원은 “지금 문제를 푸는 것은 윤지오 씨의 몫”이라며 선을 그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춘숙·이학영·안민석 의원, 윤지오, 정의당 추혜선·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 (사진=뉴시스)

 

金·孫·安, ‘윤지오 영웅 만들기’ 안 했더라면… 

현재 자신에게 내려진 인터폴 적색수배와 여권무효화 등에 대해 윤지오는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녀사냥의 시작”이라고 알렸다.

즉, 자신을 중세시대 때 악마의 심부름꾼이라 여겨져 온갖 고문과 참수형을 당한 마녀에 비유했다.

현대사회에서의 ‘마녀사냥’이란 다수가 소수의 사람에 대해 허위사실을 퍼트려 궁지로 몰아넣는 행위를 말한다. 

비슷한 말로 인민재판이라 하는데, 윤지오는 자신이 현재 마녀로 몰려 인민재판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죄를 지은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무슨 마녀사냥인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그가 말하는 ‘마녀사냥’이란 주장이 물타기인지 여부는 곧 경찰의 강제 송환 조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그런데 윤지오를 ‘국민 영웅’으로 만드는 데 일조한 언론인 김어준과 손석희 사장, 정치인 안민석 의원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에 대한 일언반구조차도 기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다들 일상으로 돌아가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바쁜 모양이다.

만약 이들이 심각한 허언증과 과대망상에 걸렸다고 의혹을 받는 윤지오를 국민에게 영웅마냥 소개하지 않았더라면 윤지오가 ‘마녀사냥’을 호소하는 일도 안 일어나지 않았을까 싶다. 

고 장자연 씨 전 남자친구는 윤지오를 ‘단 한 번이라도 듣도 보지 못했다’고 표현했다.

특정세력을 공격하기 위해, 또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할 거 같으면 불러다가 ‘아니면 말고 식’의 작태는 더 이상 사라져야 한다. 

이들이 윤지오를 ‘영웅’으로 둔갑시킨 덕분에 애꿎은 국민 439명만 피해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각종 비난의 화살은 윤지오에게만 집중되고 있다. 

온갖 소송과 송사들도 윤지오만 떠 앉고 있다. 

이를 쏘아 올린 ‘김어준·손석희·안민석’은 쏙 빠진 채 말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신교근 기자 liberty1123@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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