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김다정 기자]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11개월 만에 ‘경기 부진 완화’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서비스업 생산이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유지한 가운데 광공업 생산이 큰 폭으로 전환되고, 제조업 출하 확대에 따라 재고율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유행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향후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KDI는 9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2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완화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은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KDI가 경기 부진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지난해 4월 ‘경기 부진’ 판단 이후 처음이다.

앞서 KDI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연속 경기 부진이라는 표현을 쓰다가 지난달 ‘낮은 성장세’로 수위를 낮춘 바 있다.

KDI가 완환 판단을 내린 데에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경기 개선 조짐을 알리는 지표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반도체·자동차·기계장비 등에 힘입은 광공업생산 증가 전환 ▲반도체·기계장비 주도로 제조업 출하 증가 ▲제조업 재고율 하락과 평균가동률상승 ▲소매판매 증가세 확대 ▲설비투자 증가 전환 ▲일평균 수출 증가 전환 등 경기 부진 완화 신호 등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다.

한국 경제 평가는 11개월 만에 부진에서 완화로 돌아섰지만 최근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DI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미칠 거시경제적 파급을 예단하기는 어려우나 향후 경기에 대한 어느 정도의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우려는 이미 주가와 원화가치가 하락하고,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주요 금융지표에 반영되고 있다.

특히 이달 이후에는 외국이 관광객 감소와 내국인의 외부활동 위축으로 인해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중국산 부품수듭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국내 광공업생산도 일부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이 집중됐던 2015년 6~8월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5.5%(월평균 46만4000명) 감소한 바 있다. 서비스업생산도 연평균 대비 0.8%포인트 낮아졌었다.

KDI 김성태 경제전망실장은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거시경제에 다양한 경로로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떤 산업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스페셜경제 / 김다정 기자 92ddang@speconomy.com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