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라이즈 타운 찾아 청년 창업가와 2시간 열띤 토론
지난해 이어 2번째 방문…기업경영 등에 일일히 답변
영화동·월명동 일대 소셜벤처 사업장 둘러보며 제품 살펴
“의미 있는 아이템” 격려…신혼여행 떠난 대표엔 축의금도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라북도 군산을 찾았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빠른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시기였지만 최 회장은 지역 소셜벤처 청년 창업가들을 만나기 위해 장거리 일정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역 상생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 대한 최 회장의 애착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최 회장은 24일 전북 군산시 영화동에 위치한 창업지원센터인 '로컬라이즈 타운' 등을 방문했다. 그는 청년 창업가들이 운영하는 가게를 일일이 둘러보고, 30여명의 청년 창업가들과 2시간여 동안 열띤 토론을 펼쳤다. 

 

로컬라이즈 타운은 SK E&S가 ‘로컬라이즈 군산(Local:Rise Gunsan)’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조성한 공간이다. 제조업 쇠락으로 군산이 위축되자. 소셜벤처와 청년 창업을 독려해 도시재생을 활성화하는 게 목표다. 소셜벤처의 업무·교육공간은 물론, 창업팀 육성을 위한 장소로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 곳을 방문했을 때 “다시 오겠다”고 공언한 최 회장은 이날 다시 방문하면서 약속을 지켰다. 

 

최 회장과 청년 창업가들의 만남은 정부 방역지침에 맞춰 참석자 간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쓴 채 진행됐다. “회장님이 다시 찾아 주셔서 꿈만 같다”며 후배 창업자들은 ‘선배’ 경영인 최 회장에게 기업 경영 철학부터 위기극복 방안까지 다양한 질문을 했다. 최 회장은 열띤 토론을 벌이며 “내년에도 또다시 찾아와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회장은 “작년에는 계획과 실천 의지만 충만했던 여러분들 사업이 이제는 자리를 잡고 계속 성장해 나갈 디딤돌을 마련한 것 같아 뿌듯하다”며 "계속 꿈과 희망을 키워나가 달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창업 2년차에 접어든 청년 사업가들이 코로나19 위기 상황 극복 해법에 대해 묻자 “사업은 항상 예기치 못한 위기와 도전에 부딪히게 된다. 실패하더라도 경험과 지식을 쌓는 것이니 두려워하지 말라”면서 “더 나아가 성장하려면 창의력을 발휘해 진화의 방향을 잡고 구체적 로드맵을 짜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리더십과 관련해서는 “수평 또는 수직적 관계라는 이분법적 구분보다, 공감을 통해 리더십-팔로워십이 돈독해지면 구성원의 우군화가 진행돼 사업을 위한 인적 구성이 더욱 탄탄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에 앞서 최 회장은 1시간 가량 영화동과 월명동 일대 소셜벤처 사업장과 협업하는 소상공인 사업장도 돌아봤다. 청년 사업가가 운영하는 사진관에서 일회용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등 상품과 서비스를 꼼꼼히 살폈다. 군산 김을 상품화한 소셜벤처를 방문했을 땐 신혼여행을 떠난 대표에게 전달해달라면서 축의금 봉투를 내기도 했다. 지역 소셜벤처에 대한 최 회장의 애정과 소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지역 음식 특화와 브랜딩부터 문화, 관광 상품과 명소 개발 등 여러 아이템들이 모두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을 격려했다. 

 

최 회장은 군산 새만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창업클러스터 구축 및 데이터센터 유치 투자 협약식’에서도 청년 창업가들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들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SK그룹의 핵심 테마 중 하나인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비전의 제시’와 ‘ESG 경영’이 잘 녹아 있다”면서 “환경과 관련된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데이터센터, 사회적 책임을 위한 창업 클러스터 등 이미 새만금엔 ESG가 녹아 있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군산에서 젋은 사업가들이 창업을 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가능성을 보았다”며 “새만금은 하얀 도화지같은 상태이니 새만금이 ESG의 시작점이 되고 도약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올 초 인수해 새가족이 된 SK넥실리스 전북 정읍공장도 함꼐 방문했다. 그는 2차전지용 동박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SK넥실리스는 지난해 10월 세계에서 가장 얇은 4마이크로미터(㎛) 두께의 2차전지용 동박을, 1.4m의 광폭을 유지하면서도 세계 최장인 30km 길이로 양산하는데 성공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최 회장은 “넥실리스를 SK 새식구로 맞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도 환경을 지키고 기술력을 더 키워서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 티어 회사로 우뚝 서 달라”고 당부했다.

 

스페셜경제 / 변윤재 기자 purple5765@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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